90점 통해 28년 작품 활동 망라


고향 제주서 첫 개인전 의미
90점 통해 28년 작품 활동 망라
4·3과 강정, 생태. 제주에서 평화를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에 항상 함께 있던 작가. 어느 한 장르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테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온 작가. 화가 고길천(62) 씨가 고향 제주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제주현대미술관이 7일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고길천 바라본다 Seeing 1990-2018’을 개최한다. 그의 지난 28년 작품 세계를 망라하는 회고전 형식을 통해서다.
고길천은 제주의 정치·사회·문화를 이슈화하는 작업을 통해 제주도를 미술의 언어로 기록해왔다. 작품 저변에는 특히 평화와 치유, 환경보호라는 세 가지 의제가 중요하게 자리해있다.
전시의 제목인 ‘바라본다 Seeing’은 제1회 4·3미술제 ‘닫힌 가슴을 열며’에 출품된 동명의 작품에서 차용했다. 제주4·3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을 통해 역사적 사건이 어떻게 이해되고 해결되어야 하는 지를 즉물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으로 그 자신의 4·3미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4·3미술과 함께 고길천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또 하나의 축은 생태미술이다. 1990년부터 천착해 온 생태미술 작업은 제주 습지, 하도 철새 도래지를 오랜 기간 현장 답사한 후 제주 지역 조류의 특징을 파악한 것으로 작업 이면에 전세계적 환경과 생태적 이슈를 구현하고 있다.
전시에는 ‘매우 바람직한 염색체’ ‘대지를 딛고 서다’ ‘60년만의 외출’ ‘눈먼 새-가마우지’ ‘물닭’ 연작 등 작가 특유의 정치, 사회적 발언을 구현한 작품 90점이 전시된다. 예술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현장예술을 지속해 온 고길천의 30년 역사에 다름 아니다.
개막식은 7일 오후 3시 제주현대미술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기간 중 전시연계 프로그램과 전시설명을 위한 도슨트가 운영된다. 문의=064-710-7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