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교육자치 실현 중추 기능해야”
“제주형 교육자치 실현 중추 기능해야”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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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체감도 높은 교육자치 확대, 제주의 키워드는
(3) 교육의원 제도 제대로 활용하기

사실상 교장 퇴직자에 좁혀진 피선 자격 넓히고
현직 교육의원들은 수혜자가 체감하는 활동 노력

제주의 교육자치는 문재인 정부 들어 강화되고 있는 ‘지방교육자치의 확대’와 ‘제주특별법 특례 활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자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지방교육자치법 상의 전국적인 입법 목표라면, 후자는 특별법 특례를 통해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제주형 교육자치를 실현해나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제주 교육자치의 성과는, 제주형 자율학교와 교육의원 제도 운영에서 보듯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본 지는 도민이 체감하는 교육자치 확대를 위한 제주교육의 현안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제주는 2018년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의원을 직접 선출하고 있는 지역이다. 제주특별법에 따라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5개 지역구에서 각 1명씩 교육의원을 주민이 직접 뽑고 있다.

교육의원 제도는 과거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한 간접선거에서 주민통제의 원리에 충실한 주민직선제를 실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나머지 16개 시·도는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단 차례만 교육의원 직선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유일한 제주의 교육의원 제도는 교육자치 확대를 위한 입법적 기능강화 차원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존폐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제주도의회가 2016년 진행한 여론조사(도내 거주 성인 1700명 대상)에서 도민 39.8%가 찬성, 33.4%가 반대했다. 비슷한 시기 모 인터넷 신문의 제주지역 오피니언 리더 313명 대상 조사에서는 ‘폐지’ 의견이 72.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비단 여론조사만이 아니다. 인구증가에 따른 일반의원 의석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교육의원을 폐지해 일반의원 의석수를 획득하자는 논리가 제기된다.

문제는 선거의 인지도가 낮아 직선제의 기능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도지사, 도의원 선거와 함께 진행되다보니, 후보와 공약을 잘 모르면서 아무나 찍는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후보군도 감소세다. 지난 1~3기(제8~10대) 교육의원에는 대부분 2명 이상의 후보자가 출마해 경쟁구도를 형성했지만 지난 6월 4기(제11대) 선거에서는 5개 선거구 중 4곳에서 단일후보가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전체 출마자 수는 2006년 14명에서 2010년 12명, 2014년 10명, 올해 6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무투표 당선이 많다는 점이 교육의원제도의 존폐를 묻는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제주도의회가 실효성 있게 집행부의 교육정책에 관여하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입법기관의 교육적 전문성이 담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교육의원제의 실효성을 교육 수혜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제주특별법상 교육의원 피선거자격은 교육(행정)경력 5년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교사들에게 선거 출마를 위한 휴직이 인정되지 않아 실제 출마자는 교장 퇴직자 등으로 좁혀진다. 여기에 지난 10대부터는 의원 당선 시 임기동안 교원 연금수령이 정지되면서 입후보 층은 더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혜자가 체감하는 교육 자치를 위한 당사자들의 노력이다. 교육의원 스스로 교육행정과 교실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구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주의 주민직선형 교육의원제도가 나머지 16개 시도에서 실시되고 있는 전원 일반의원 교육위원회제도보다 교육자치 입법정신에 부합하다는 것을 도민들이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올해로 세 번째 교육의원 선거를 치른 3선 오대익 교육의원(서귀포시 동부선거구)은 “(자녀의)교육문제에 관심이 없는 도민은 아무도 없다. 문제는 도민들이 교육의원의 필요를 느끼는 지의 여부”라며 “타 시도와 다른 교육자치의 실현을 위해 교육의원제도를 제주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개선하려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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