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내 ‘4·3 행방불명인’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이 8년 여만에 재개된 가운데 공항 인근 도두동에서 희생자로 추정되는 유해 4구가 발견됐다.
26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제주공항에서 100m 떨어진 제주시 도두동에서 성인 유해 2구와 어린이 유해 2구가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유해는 성인 유해 2구와 10대 초반 아이의 유해 1구, 2~3세로 추정되는 영유아의 유해 등 총 4구다.
도두동 유해발굴은 1973년 공항 확장공사 중에 노출된 유해를 종이에 싸서 오일장 인근 밭에 2차 매장했다는 증언을 토대로 진행됐다.
유해발굴 추정지는 공항에서 100m 떨어진 곳으로 수풀이 우거져 현장 확인이 어려운 상태였으나 굴삭기를 동원해 주변을 정리한 결과 증언과 일치하는 지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단은 도두동에서 발굴된 유해를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북촌, 선흘 등 미발굴 암매장 추정지에 대한 발굴을 연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7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한 공항 내에서는 4·3희생자 유해가 발굴되지 않았다.
재단은 제주4·3연구소 긴급조사 용역 보고서와 제주4·3평화재단에서 추진한 GPR탐사 결과를 토대로 공항 내 3개 지점에 대한 시굴조사를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실시했다.
70년 전 4·3 당시 학살 암매장 구덩이를 확인하기 위해 9900㎡ 면적에 최대 12m 깊이까지 굴착했으나 공항 내에서는 4·3 희생자 유해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한편 제주4·3평화재단은 30일 제주국제공항 내 활주로 인근 유해발굴지와 공항부지에서 학살돼 매장됐다가 임의적으로 2차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두동 암매장 추정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