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박물관 민속·공예품 함께 전시

제주대박물관 민속·공예품 함께 전시
농사일이 바쁜 계절 집에 갓난아기를 돌봐줄 사람이 없을 때 옛 제주인들은 나무를 세우고 천을 두른 ‘그늘케’를 만들어 아기구덕을 놓고 그 안에 아기를 뉘인 뒤 농사일을 했다. 통나무를 엮어 만든 배인 테우는 테우에 달려 있는 그물인 ‘사둘’을 이용해 자리를 잡았다.
산지천갤러리가 지난 19일부터 만농 故홍정표 사진전 ‘순덕이네 가족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산지천 갤러리와 제주대학교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제주의 생활사를 기록한 만농 선생의 사진 70여점과 제주의 민속·공예품을 함께 진열했다.
전시는 순덕이라는 가상의 아이가 1950~1960년대 제주에서 생활했던 가족의 생활상을 설명해주는 방식을 통해 옛 제주의 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전달한다.
공예품을 만드는 할아버지, 테우를 손질하는 아버지, 물질을 나가는 어머니, 염소를 치는 오빠 등 제주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으로 옛 제주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산지천갤러리를 운영중인 제주문화예술재단 고경대 이사장은 “이번 전시가 손바닥 모니터 안의 세상을 보는 데에만 익숙한 우리들에게 ‘수눌어져서’(함께 일하면서)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던 제주의 모습을 불러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만농 홍정표 선생은 6·25 전쟁으로 육지에서 많은 피난민들이 제주로 몰려들던 시절 제주 고유의 풍속과 양속이 사라져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제주 전통 민속과 풍속을 기록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그에 대해 자연사랑갤러리 서재철 관장은 “제주의 풍경과 사람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기에 그 기록성을 더욱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 전했다.
전시는 내달 말까지 이어진다. 개관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문의=064-7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