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적이고 불필요한 발표회 줄이고
편한 교복 입고 머리모양 스스로 선택

전국 공교육계에 크고 작은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전통’과 ‘관행’ 사이에서 현실적인 요구를 반영하지 못 하고 있는 부분들이 우선 개혁 대상이 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장관 출신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초등학생 생활공간인 학교를 미래형 교실과 놀이공간으로 개선하는 ‘미래교육 리노베이션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수십 년간 사회는 급변했지만 학교 모습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 획일화된 네모 교실을 다채로운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재구성해 아이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창의성 발현을 장려하겠다는 취지다.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건축 단체와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초등학교 20곳에 대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연병장 같은 학교 운동장에도 놀이공간의 개념을 확장한다. 조희연 교육감 2기를 맞은 서울시교육청은 재선 교육감 사업 1호로 학교 놀이터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관리가 힘들다며 없앤 모래를 다시 들이는가하면 한쪽 귀퉁이에 몰아넣었던 저학년들의 놀이공간을 거대한 모래 동산 등으로 넓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성만점 놀이시설을 각 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어 시설한다. 이 같은 ‘꿈을 담은 놀이터’는 최근 개장한 서울 신현초에 이어 올 연말까지 4개 학교에 더 들어설 방침이다. .
아이들의 모습도 한층 자유로워지고 있다. 전국의 많은 지역이 이미 입기 좋고 활동하기 편한 생활 교복을 도입하거나 도입 검토 중인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중, 고교생 두발규제를 폐지하는 두발 자유화 공론화 추진을 선언했다. 시교육청은 두 발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에 관한 기본적 인권의 개념으로 보고, 이 같은 내용을 학생생활규정 개정사항에 넣어 줄 것을 단위학교에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3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사들이 부담으로 느끼던 평가지표 업무보고를 전면 폐지한 데 이어, 8일 불필요한 교육정책사업 208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주요 폐지사업은 연구학교 성과보고회 등 그간 관행적으로 해 온 교육부 및 교육청 사업이다. 폐지 대상은 교원 설문조사와 표적집단 면접 등 현장의 의견을 들어 선정했다.
또, 충남교육청은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으로 유치원, 초등학생 등을 위한 교육청 어린이 홈페이지를 설치하고 지난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제주 교육 관계자는 “입시를 위해 분주하고 근엄하게 움직이던 학교가 이제는 교육 목적에 부합하는 방향을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며 “여전히 입시는 중요하지만 그 밖에도 중요한 우선 순위들이 다양해졌고 교사, 학부모 할 것 없이 자신의 필요를 말하는 시대가 됐다”고 이 같은 공교육의 흐름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