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새로운 루트·럭셔리 기항지 상품 개발 관건”
최근 중국 크루즈관광시장 성장세가 주춤해 졌지만 시장 이슈는 고품질 상품으로 옮겨가면서 관심이다. 발이 묶인 중국발 크루즈 운항 재개에 맞춰 중장기적인 방안으로 새로운 루트와 고품질의 기항지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 체질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3일 크루즈 업계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중국 크루즈 시장은 연평균 40% 성장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20%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사 노선 개설로 인한 경쟁심화로 구미주 지역에 비해 최소 20% 이상 상품가가 폭락했다.
다만 성수기 상품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고, 보다 고급 상품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다양한 체험을 희망하는 고객 특성 때문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맞춤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육상관광에 추가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 경우 선사가 아닌 여행사가 직접 모객에 나서다 보니 그동안 ‘초저가 상품’이 판을 치면서 문제가 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지역 랜드사가 크루즈 관광객을 송출하는 중국 현지 여행사에 인두세 명목으로 1인당 평균 200~300위안을 지급해 왔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송객규모에 따라 도내 쇼핑업계가 여행업체에 지불하는 VI(볼륨 인센티브)로 다시 인두세를 지급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중국 현지 여행사와 도내 특정 여행사, 쇼핑업계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당장 크루즈 운항이 재개돼도 선박 대형화로 공급석까지 크게 늘어 중국 여행사들이 모객에 난항을 겪으면 초저가 상품 판매는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만5000t 내외인 경우 1000명 정도만 모객하면 돼 고품질 상품을 구성해 판매할 수 있지만, 15만~20만t의 초대형 크루즈인 경우 모객 규모가 2000~3000명에 달해 모객 후 부족분은 저가로 채워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현지 고품질 상품 이용 수요가 많아져 시장이 변화하고 제주를 잇는 새로운 루트와 다양한 기항지 상품이 개발되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하이난-대만-제주-일본 오키나와 등과 연결하는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배가 다양한 코스로 돌아가면 럭셔리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입장에서는 선사와 여행사 등에 지속적으로 고품질 상품 판매를 요구해 왔지만 모객 문제가 걸리다 보니 쉽지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고품질의 기항지 상품을 만드는 한편 타 국과 협력해 새로운 루트를 개발해 나간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갈등에 따른 ‘금한령’(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을 일부 지역에 한해 차츰 완화하고 있지만, 기존 3불 원칙인 전세기, 크루즈, 온라인여행사(OTA) 상품 판매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