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향미 오는 15일까지 개인전 ‘미니멀리즘’


제주를 같은 듯 다르게 그린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전시돼 눈길을 끈다. 두 화가 모두 선을 최소화했으나 한 이는 직선을, 한 이는 곡선을 주로 사용해 제주 섬이 주는 영감을 표현했다.
현인갤러리(관장 김형무)가 3일부터 20일까지 한국화가 임무상 기획초대전을 연다.
파리와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의 조형언어는 곡선미다. 그는 작품명 앞에 이웃을 뜻하는 ‘隣(Rhin)’을 마치 접두사처럼 붙이는데 이는 공동체 정신과 한국적 곡선 미학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먹과 벼룻돌, 토분, 도자 안료 등 주로 천연염료로 색을 입혀 한국 고유의 빛깔과 질감을 발현하고자 했다.
30점이 자리한 전시장에는 성산일출봉과 일출 등 제주를 소재로 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곡선화법을 구현한 계기가 된 금강산 작업을 비롯해 달과 산, 소나무가 특징적으로 등장한다.
지난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거인의 정원 갤러리카페에서는 서양화가 홍향미의 다섯번째 개인전 ‘Minimalism’(미니멀리즘)이 열리고 있다.
제주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홍향미 씨는 캔버스를 대담하게 구획해 한 두가지의 단조로운 색감으로 제주를 표현했다.
작업의 소재는 그의 기억속에 펼쳐진 제주의 풍경이다. 그의 화면이 단순한 것은 제주를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본 것을 심안(心眼)으로 해석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소화한 구도와 색채 속에서도 관람객들은 ‘청보리와 하늘’이라든지 ‘푸르른 날’ ‘기다림’ 등 작품의 제목에 담긴 심상을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답답함을 느낄 때 일상을 내려놓고 바람이 머물렀던 곳으로 간다. 그 곳에는 마치 마들렌의 냄새로 어린시절을 기억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지금 내가 바라보는 풍경과 기억 속 풍경을 오버랩 시켜주는 향기가 있다’고 적고 있다. 문의=064-747-1500(현인갤러리), 010-7474-4121(거인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