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일대 저녁 시간 불꺼진 고급 빌라 및 아파트만을 골라 수십 차례 금품을 훔쳐온 20대 원정 절도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가스배관을 타고 아파트 8층까지 올라가는 등 말 그대로 '스파이더맨'을 연상케 했다.
제주경찰서는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이모씨(26)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8월 5일 오후 7시께 제주시 이도2동 소재 아파트 이모씨(52)의 집에 침입해 진주반지, 목걸이 등 13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6일까지 3개월 동안 제주시내 고급빌라와 아파트에서 모두 25회에 걸쳐 귀금속과 현금 등 6500여 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씨는 오후 6시에서 7시 30분 사이 불꺼진 집만을 골라 외부 가스배관을 타고 베란다로 침입하는 수법을 사용했는데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등산용 운동화를 착용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많게는 하루 2차례 절도 행각을 벌인 이씨는 제주시 연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8층까지 올라가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대전에서 절도 혐의로 지명 수배된 이씨가 도피자금 및 유흥비 마련을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귀금속을 처분하기 위해 8일 오후 제주시내 한 금은방을 찾았다가 탐문 수사중인 경찰에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가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이씨에게 현금과 수표, 명품시계 6점, 귀금속 33점,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을 증거물로 압수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한편 이씨는 여객선을 이용,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제시해 제주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