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웰컴센터에 설치한 ‘홍보전광판’이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 예산낭비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30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09년 사업비 1억4000만원을 투입, 제주관광공사가 웰컴센터 주차장에 4.5m 높이의 콘크리트 지주대를 세우고 250인치 규모의 풀 컬러 LED 홍보전광판(가로 5m, 세로 3m)을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관련 콘텐츠 및 영상제작은 제주도가 주관하고 제주관광공사는 운영 및 관리하는 형식이다.
전광판을 운영하며 지난 2015년 소액수의계약을 통해 1800만원을 들여 제어판의 불량 모듈을 교체했는가 하면 자체 열 발생량도 높아 주기적으로 에어컨 가스를 주입해야 하는 등 매년 예산은 투입되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센터 방문 관광객들에게 영상을 통해 제주관광정보를 전달하고, 종합적인 정보를 규모 있고 짜임새 있게 운영해 나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홍보 콘텐츠를 보면 도의회 신년 및 의정 홍보,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사업, 찾아가는 주민참여 예산 교육,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등 관광과 관련이 없는 홍보영상 등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어, 설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홍보문구 등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여서 오히려 웰컴센터를 찾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전광판 그래픽 용량이 200킬로바이트(kb)밖에 되지 않아 동영상은 일정부분 소화가 가능하지만 작은 문구인 경우 깨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도가 전달하는 파일이 제대로 만들어진 영상이 아니라 상당수가 홍보를 원하는 단체의 리플릿을 그대로 건네주고 있는 영향도 크다.
용량 부족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엔 이렇다 할 정보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등 투자 대비 효율성도 떨어져 설치 취지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웰컴센터 하루 방문객이 십수명에 불과하고 센터 1층에 관광안내센터도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애초 설치가 필요했었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혈세를 투입해 운영할거라면 제주관광정보를 중심으로 종합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지,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라며 “애물단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운영의 효율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리를 맞고 있는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제주도민과 관광객 등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광판이 운영되고 있다”며 “운영에 있어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은 개선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