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요구안 부결로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도의원들이 줄줄이 해외연수에 나서 또다시 빈축을 사고 있다. 각 상임위별 해외연수 대상국도 다양하다.
문화관광체육위가 추석 다음날인 25일부터 10월4일까지 스페인 연수에 나선 것을 필두로 △농수축경제위 29일~10월4일 러시아 △교육위 29일~10월3일 싱가포르·말레이시아 △환경도시위 28일~10월6일 미국 △보건복지위 10월1일~7일 오스트리아·체코 △행정자치위 30일~10월9일 오스트리아·체코·독일 등이다.
물론 의정 활동의 폭을 넓히려는 해외연수를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서는 안 된다. 문제는 도의원들의 해외연수가 대부분 ‘외유(外遊)’로 그치고 말았다는 경험칙상 측면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그동안 각 상임위 국외활동보고서를 보면 연수 목적과 맞지 않거나 내용이 부실(不實)한 경우가 허다했다.
제주녹색당은 이번 해외연수와 관련 “아직 임기를 시작한지 100일도 되지 않은 도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수장들과 함께 ‘공무국외업무연수’를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나선 셈”이라고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다. 특히 도민들은 외유성으로 의심이 되는 해외여행경비를 세금으로 사용하는데 반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질타에 연수에 나서는 도의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조언한다. 지금과 같은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것은,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고 해외연수 목적에 걸맞는 ‘충실한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뿐이다. 도의원들이 어떤 보고서를 제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