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마카오의 마카오 스타디움에서는 지난 10월 29일 제4회 동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이 자리에 필자는 2~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제주 유치를 위한 조시단장으로 참가하여 대회 운영상황과 시설상황을 직접 접할 기회가 있었다.
이러한 동아시아대회의 본도 유치는 스포츠산업 육성에 따른 인프라 구축과 사회 경제적 유발 효과 뿐만 아니라 국제 관광도시로서의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 다른 대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규모 있는 경기장 시설을 비롯한 현대화된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못한 점이다.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과 한라체육관 그리고 제주실내수영장은 84년 전국소년체육대회 개최 시점에서 만들어진 시설이며 그 밖의 시설 역시 규모가 작아 국제규모의 경기를 치르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시설의 열악성은 우수한 세계대회 유치에 적극성을 띨 수 없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지난 2002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와 2007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개인전) 유치의 꿈을 접은 쓰라린 경험이 있다. 세계유도선수권대회는 경기장에서 4개의 경기를 한꺼번에 치를 수 있어야 하고,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역시 국제대회 규정에 맞는 경기장 규격, 중계, 관중석 등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한라체육관과 컨벤션센터는 그렇지 못 하였다.
한라체육관은 국제수준으로 본다면 보조경기장 수준에 머물고 있고, 컨벤션센터는 회의장, 공연장 중신으로 설계가 되어 경기운영 및 TV중계에 있어서는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도 마찬가지다. 주경기장은 그 지역 스포츠 시설의 얼굴이며 동시에 종합대회의 메인스타디움으로서의 역량을 평가 받는다. 그러나 제주도의 주경기장은 84년 제13회 전국소년체전을 개최했던 여건에 크게 개선된 게 없다.
최근 들면서 국내외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스포츠 인프라 구축은 엄청난 속도로 탈바꿈해 가고 있다. 본도보다 규모가 적은 마카오도 동아시아대회 유치를 위해 4만5천 수용의 초현대식 메인스타디움을 비롯해 12개의 국제경기가 가능한 다용도 체육관을 마련하였고 지난 10월 제86회 전국체전을 개최했던 울산광역시도 국제경기 규격의 메인스타디움을 중심으로8개의 보조경기장을 거느린 대규모 체육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전국체전은 물론 국제종합대회 유치까지 내다 본 것이다.
현대화된 스포츠 인프라의 구축을 위해서라도 동아시아대회를 반드시 제주에 유치하여 새로운 스포츠 문화의 전진을 이룩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겠다. 메머드급의 복합경기장 건설과 기존 시설의 보완 등으로 국제 수준의 경기장 시설을 구축하여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각종 대회를 유치하고 더 나아가서 아시안게임을 유치함으로써 이른바 ‘스포츠 파라다이스’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신 영 근 (제주도체육회 상임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