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서면 '불흐름' 보여"
"현장에 서면 '불흐름' 보여"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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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방서 화재조사반 대원들의 '감식 회고'
각종 화재 현장에서 최첨단 장비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훗날 화재예방에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화재원인과 피해조사 분석을 거쳐 화재예방 자료를 만드는 제주소방서 화재조사반.
11월 9일 43주년 소방의 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이들을 만났다.

중앙소방학교는 물론 일본에서 화재감식전문가과정을 수료한 조사반 김영근 반장.
"화재현장을 둘러보면 어느 정도 원인을 알 수 있다“는 김 반장은 "10여 년 간 화재진압으로 익힌 경험이 불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노하우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화재 진압대에 이어 현장에 곧바로 투입돼 또 다른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전기합선여부, 담배꽁초 등 원인이 될 만한 결정적 단서를 찾거나 원인을 조사하는 화재조사반은 한 달 평균 30여 건과 자체 진화된 화재현장에 출동, 조사업무를 맡는다.

"심하게 소실된 화재현장에서 원인이 될 만한 증거물을 찾았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고석건 조사요원은 "일부 피해자들이 화재원인 조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이를 방해하거나 훼손하고 원인과 조사내용을 불신하는 경우 매우 속상하다"고 상반된 입장을 털어났다.

기억에 남는 화재현장으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부탄가스가 연속적으로 폭발하면서 사상 유래 없는 인명피해를 남겼던 1998년 1월, 일도1동 여인숙 화재사건을 이들은 가장 먼저 떠올렸다.

현영규 요원은 "앞으로 이 같은 화재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화재가 발생한 뒤 1년 여 만에 방화 용의자가 검거돼 현장보존의 중요성도 새삼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통신업무를 담당하는 조사반 막내 반승관씨는 "현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다 보면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며 "검은 재를 뒤집어 쓴 채 선배들의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업무에 애정을 갖고 더 많이 배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조사를 전담할 화재 조사계를 신설할 예정"이라는 김 반장은 "선진 화재원인 조사기법을 개발해 과학적이고 정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을 밝혔다.

24시간 근무체제로 운영하면서 경미한 화재에도 출동, 원인과 피해를 조사하는 등 진압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재조사반 8명은 '앞으로 열심히 뛰겠다'며 두 손을 불끈 쥐어 보인 뒤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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