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먼저인데”…교육청, 시설 활용계획 논란
“아이들이 먼저인데”…교육청, 시설 활용계획 논란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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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북제주교육청내 전산센터 옮기고 교원단체 등 상주공간으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도교육청 전산센터를 교원·학부모단체 상주공간으로 사용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건물이 놀이터와 공공도서관이 적은 원도심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어른보다는 아이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는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제주도교육청이 발표한 제16대 제주도교육감 공약세부실천계획 총 62개 사업 가운데 교육회관 건립 과제가 포함됐다.

이는 제주시 용담1동에 위치한 도교육청 전산센터(옛 북제주교육청 청사, 3층 1338㎡)를 전교조 등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의 상주공간으로 쓴다는 내용이다. 도교육청은 올해 교직원·학부모·주민 및 교원·학부모단체의 의견을 물어 2019년 교육회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전산센터가 제주도청 통합데이터센터로 이설하는 2021년 하반기부터 구조 변경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은 교육공동체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교육회관으로의 사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당 시설이 교육 공공시설이 적은 원도심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어른보다는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전산센터 주변에는 제주중앙초를 비롯해 한천초, 삼성초, 남초, 서초, 광양초, 북초 등 도보로 30분 이내(2km)에 초등학교가 8곳이 위치해 있다. 이 중 5개교는 도교육청이 1990학년도 이후 학급수가 50% 이상 감소해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원도심 학교’들이다. 문재인 정부가 돌봄의 국가 책무를 강조하면서 학교 밖 교육공간의 중요성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은 놀이터와 공공도서관 등 교육 인프라가 유난히 부족한 지역이기도 하다. 최근 본 지가 보도한 지역별 놀이터(어린이공원) 소재 현황을 보면, 전산센터가 위치한 용담동과 일도1동·이도1동·삼도 2동은 놀이터가 없는 지역으로 나타나 노형·이도·외도·연동 등 새로운 택지개발지구와 대조를 보였다. 더불어 원도심은 학생문화원이나 도서관과 같은 각종 교육 공공시설이 적은 지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일대를 지역구로 하는 김장영 교육의원(중부선거구)은 원도심 활성화 방안으로 방과후 돌봄교실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고, 용담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김황국 의원은 교육청 전산센터를 학생과 주민을 위한 지역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주변 학부모들은 “아이들만 생각하면 신도시로 이사 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자꾸 만들어줘도 모자랄 교육 공간을 굳이 교육단체 상주공간으로 써야 하느냐. 아직 원도심에는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더 필요하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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