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3년차, 겉도는 ‘성과주의’ 예산제도
도입 3년차, 겉도는 ‘성과주의’ 예산제도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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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작년 예산 성과보고서 목표달성률 설정, 측정산식 미흡

목표 미달성 사업 18%…도달률 계산법 모호·기준 부적합 확인

성과주의 예산제도가 제주도교육청 예산 심사 및 결산 승인 과정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산 요구시점의 성과계획서와 결산 시점의 성과보고서 작성 부서가 달라 작업 연속성이 떨어지는 데다 성과보고서 자체의 완성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설상가상으로 제주도의회 결산 승인 시기가 늦어지면서, 사업별 성과 결과의 내년 예산 반영도 시기적으로 어렵게 됐다.

지난 14일 속개된 제364회 제1차 정례회 교육위원회 ‘2017회계연도 제주도교육비 특별회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심사에서 오대익·김창식 교육의원은 성과보고서 부실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두 의원은 “성과주의 예산제도는 일 잘하는 부서에 예산을 많이 주고 아닌 부서에 적게 주라는 것인데, 성과보고서가 부실해 제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4년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공공기관 예산제도를 2016년부터 품목별 예산제도에서 사업별 성과주의 예산제도로 전환했다. 성과주의는 사업 목적을 이행하기 위해 소요된 예산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경비를 산정하고 성과를 측정해 다음 회계연도 예산에 반영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에는 성과계획서와 성과보고서 의회 제출이 의무화됐다.

도교육청이 제출한 2017 성과보고서를 보면 2017년 교육비특별회계 결산액 1조126억2951만원 중 인건비, 기관운영비, 예비비 등을 제외한 4088억 3163만원이 성과관리 대상사업으로 전략목표 4개, 성과목표 12개, 성과목표에 따른 세부 성과지표 수는 모두 80개다. 이 중 당초 목표 이상 달성한 사업은 65개(81.25%),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사업은 15개(18.75%)로 나타났다.

문제는, 성과보고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돼 제도의 취지를 뒷받침하는데 부족하다는 점이다. ‘평생교육시설 검정고시 합격률’의 경우, 도교육청은 2016년 목표치를 61%로 설정했다가 달성실적이 35%에 그쳤지만, 전년도 실적에 대한 분석 없이 2017년도에 다시 62%를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더 낮은 달성실적(33.9%)을 발생시켰다. ‘흡연학생감소율’ ‘유아학비 지원율’ 등의 성과지표도 목표 도달률 계산법이 모호하거나 기준이 부적합한 경우로 확인됐다.

도의회 결산검사위원들도 △지나치게 포괄적인 성과지표 설정 △사업 성격상 목표달성률이 100%로 나올 수밖에 없는 측정산식 등의 문제를 거론하며 전체적으로 성과보고서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성과계획서와 성과보고서를 작성하는 부서가 다른 부분에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첨언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지난 6월 지방선거로 결산 심사가 이달로 늦춰지면서, 성과보고서 내용이 2019년도 예산에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성과 중심의 효율적 재정 운영을 위해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일선 교육청 입장에서는 목표달성 지표 개발이 어려워 고심하는 부분이 있다”며 “내년부터는 예산과로 담당을 일원화하는 등 지적된 문제점들을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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