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거’…고교 교과서 ‘제주어’ 오류
‘무승거’…고교 교과서 ‘제주어’ 오류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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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출판사 고 1 국어 교과서
표기·존대 그릇된 표현 게재
도교육청 출판사에 정정 요구

전국 고등학생들이 보는 고1 검정 국어 교과서에 잘못된 제주어 사용 사례가 실려 제주도교육청이 해당 출판사에 수정을 요구했다. 

도내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제주학연구센터에 의뢰한 내용을 제주어연구팀이 감수한 결과에 따르면 책에는 할머니와 엄마, 손자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했는 지 알아보는 대화 과정에서 제주어가 사용됐다.
 
대화에서 할머니는 손자의 방으로 들어가며 지금 뭐 하고 있니의 의미로 “무승 거 허염나?”라고 말한다. 그러나 무엇 하니의 무엇은 ‘무신거’로, ‘무승 거’는 표기 오류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손자가 할머니에게 차를 끓여 드리자 할머니는 “이거 뭐우꽈?”라고 묻는다. 하지만 ‘-우꽈’는 높임의 표현이므로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하는 말로 적절치 않다.

손자가 할머니를 직접 부를 때 사용한 “할망”이라는 표현도 호칭으로는 부적절하다.

“멘도롱 똣똣헐 때 확 들이킵써”라는 표현에서 ‘들이켜다’의 방언형은 ‘들이쓰다, 들이씨다’이므로 “확 쓸이싸붑서”나 “확 들이씁서”로 써야 한다.

비상출판사가 발행한 해당 교과서는 현재 도내의 경우 제주중앙여고, 대기고, 제주외고, 서귀포고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내용을 감수한 김순자 연구원은 “교과서가 잘못되면 이 교과서를 보는 전국 아이들이 제주어를 잘못된 내용으로 숙지할 수 있고, 이 교과서에 실린 다른 지역의 방언 또한 잘못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교과서 집필자는 물론, 출판사에도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해당 출판사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고 수정 보완을 요청했다. 교육부가 출판사의 수정안을 승인하면 내년부터 수정된 교과서 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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