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은 프랑스 파리에서 서남쪽으로 520km 떨어진 인구 7500여명의 조그만 휴양도시이다. 에비앙 앞에는 레만호가 있는데 둘레가 195km, 최대 수심이 310m에 이르는 거대한 호수다. 그 반대편에 스위스 로잔시가 있는데 이곳이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이다. 이 도시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생수 ‘에비앙’과 미여자프로골프대회(LPGA) ‘에비앙 마스터스골프’ 때문이다. 에비앙 생수는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인데 두꺼운 빙하퇴적층을 통과하면서 풍부한 미네랄 등 인체에 유익한 각종 성분을 함유하여 세계적으로 선호도가 높아서 150여 개국에 진출해 있다. 깨끗한 물이 이 도시에서 생산되는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되었다. 할리우드의 스타 중 킴 배싱어(Kim Basinger)는 이 생수로 머리를 감고 마이클 잭슨(Michael Joseph Jackson)도 에비앙을 이용한다고 알려졌다. 만일 에비앙 생수가 없었다면 프랑스의 조그만 휴양도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을 것이다. 유명한 생수제품이 조그만 프랑스의 관광 휴양도시 에비앙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로 만든 것이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삼다수는 빗물이 화산현무암층을 통과하는 동안 각종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용해되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저 경도, 저 증발잔류량, 저 미네랄의 약알칼리수가 되어 물맛이 부드럽고 깨끗하다고 알려졌다. 다공질 화산현무암층은 숯이나 활성탄 필터처럼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러한 화산현무암층을 통과한 삼다수는 세계의 어떤 유명한 생수와 견주어도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다. 삼다수는 1998년 판매를 시작한 후 부동의 최고 국내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도지방개발공사는 1996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과 협력하여 시장상황을 분석하고 삼다수 시장진입 초기전략을 수립하였다. 당시 먹는샘물인 생수 시장 상황은 외국계 다국적 기업 조차도 먹는샘물 시장진입에 실패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는 일이 사업성패의 관건이라고 보고 수립한 계획인 생산은 ‘제주도지방개발공사’가, 판매는 ‘농심’에서 맡는 전략적 제휴가 성공을 거두었다. 결과적으로 삼다수는 오늘날 우리나라 1백대 브랜드에도 진입했으며 먹는샘물 시장에선 선호도 1위, 시장점유율 1위, 만족도 1위의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선호도 조사에서 제주삼다수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청정하고 물맛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인 에비앙처럼 제주도의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 중의 하나가 삼다수이다. 에비앙처럼 삼다수가 전 세계인이 제주도를 기억하게 하는 유명한 상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주의 삼다수가 취수량 한계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경쟁력에 손상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지하수관리위원회 심의와 도의회의 동의 등 지하수 취수량 이용허가 처리절차에서 충분하고도 신중하게 여러 사항들이 고려되겠지만 가능하면 증산이 허용되기를 바란다. 삼다수는 개인의 회사가 아니라 제주도가 268.7억원, 제주시 2.9억원, 서귀포시 6.1억원, 북제주군 5.72억원, 남제주군 10.28억원의 자금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출자하여 만든 공기업 제주도지방개발공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다수 증산은 제주도의 자주재원 확충에도 도움을 주며 먹는샘물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다.
삼다수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먹는샘물로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서 에비앙처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삼다수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은 제주도민 대다수의 바람일 것이다.
강 병 철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