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직격탄 재연 우려감 사태 추이에 촉각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하면서 관광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사드 후폭풍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메르스라는 복병이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를 방문한 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61세 남성과 밀접하게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자택에 격리된 사람은 지난밤 사이에 1명 늘어나 현재까지 21명이다.
확진자의 입국 이후의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통해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확진자 좌석 앞뒤 3열) 10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리무진택시 기사 1명 등이다.
당국이 확진자의 공항 이동 경로 등을 CCTV로 분석함에 따라 접촉자 규모는 추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본부 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단계로 높였다.
위기경보는 관심(해외 메르스 발생), 주의(해외 메르스 국내 유입), 경계(메르스 국내 제한적 전파), 심각(메르스 지역사회 또는 전국적 확산) 순으로 격상된다.
제주도 관광업계는 이번 메르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제주관광 전반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관광객이 급감하며 중국인 대상 여행사들은 통역가이드 절반 정도를 철수하도록 했고 운영자금 절감을 위해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 조치도 취했었다.
이와 함께 일본인 대상 여행사, 관광호텔, 리조트, 일반숙박업소, 외식업소, 기념품업소 등 업계 수십 곳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에 들어가는 하면 전세버스 쪽은 차량 휴차에 들어가거나 일부 종사자는 타 업종으로 전환까지 한 바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아직 속단은 하기 힘들지만,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어본 업계로서는 사태 추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큰 문제없이 일단락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드 문제로 얼어붙었던 외래관광시장이 최근 들어 해빙 분위기에 들어가고 있는데 다시 메르스 문제가 발생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정부차원에서 초기 대응이 잘 이뤄져 예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