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국인 관광시장 성장 ‘한계’ 봉착
제주 내국인 관광시장 성장 ‘한계’ 봉착
  • 진기철 기자
  • 승인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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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극성수기 관광객 전년비 7.4%↓… 월별로는 5월 이후 감소세

숙박업·지정면세점 등 매출 감소 침체 가속화…돌파구 마련 시급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요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질적성장에 초점을 맞춘 제주도의 관련 정책이 제 궤도에 올랐는지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월 별 추이를 보면 5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주관광 극 성수기인 지난 8월만 놓고 보면 전년 대비 7.4% 감소(잠정치)했다. 최근 제주를 강타한 태풍 ‘솔릭’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적지 않은 감소폭이다.

주말과 겹치며 시작된 9월 역시 마찬가지다. 1~3일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0만769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나 줄었다.

이 같은 감소는 작년 사드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8월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1년 전보다 11.1% 성장했기 때문이다. 사드 여파로 인해 국내선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여유좌석이 생기자 내국인 관광객이 그 자리를 메꿨다는 의미다.

하지만 재작년 수치와 비교해 보면 2.8%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더 이상의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재작년 수준으로까지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회복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준다.

여기에 제주공항의 슬롯 문제 등 수용문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바닷길 수요 회복 방안도 현재로서는 딱히 없는 실정이다.

특히 지속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광산업 전반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관련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실례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랜 숙박시장이 문제다. 가격 덤핑에 불법 숙박업 운영 등의 악재가 쌓이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관광호텔과 휴양펜션, 호스텔, 민박 등 숙박업소 5102곳의 객실은 7만1112실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 비해 4400여실이 더 늘었다. 관광시장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기대했던 중국 수요가 빠지고, 회복도 더딘데다, 내국인 시장 역시 성장 정체를 보이면서 폐업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2001년 24억원을 들여 전면 개보수 뒤 특2급 호텔로 올라섰던 제주시 연동 A호텔의 경우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폐업했다.

이 호텔 인근에 있는 B관광호텔 역시 최근 폐업했고, 또다른 C관광호텔은 휴업한 채 오피스텔로의 업종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국제주유도시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내국인 면세점은 개점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가 하면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내국인 면세점 매출도 급감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질적성장 정책을 재점검하고 미비점은 보완해 관련 정책을 제 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광학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내국인 관광시장의 양적성장은 한계에 왔다고 본다”며 “바가지 상혼과 가격 덤핑 등 그동안 고착화된 관광시장의 체질을 단기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질적성장을 위한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미비점은 보완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양적성장은 배제하고 질적성장 정책을 펴고 있다”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체류기간을 늘리는 등 부가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마케팅을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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