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정원 절반수준 감축·교원 강제휴직 등 전망

교육부 평가에서 가장 낮은 그룹의 점수를 받아 존립 위기에 놓인 제주국제대학교에 강력한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이사장 이지환)은 제주국제대 부총장 및 총장 직무대행으로 건축학과 김보영 교수(57)를 지난 1일자로 임명했다고 3일 밝혔다. 김 신임 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대학이 배포한 같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력한 구조개혁을 통해 대학을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취임 일성을 내놨다.
제주국제대는 지난 2012년 옛 제주산업정보대학과 탐라대학교가 통·폐합해 출범했다. 제주산업정보대학 학장이 횡령으로 구속되며 임시이사가 선임되는 등 대학 운영이 위기에 처한 이후, 학생과 교직원들은 20여 년간 회생과 위기의 반복 속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왔다.
2016년 제주도가 탐라대의 땅과 부지를 매입(415억 원)하면서 당초 교육부가 대학 통·폐합 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25가지 이행과제를 모두 완료하며 회생의 발판을 다지는 가 했지만, 최근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최하위 그룹으로 분류되며 다시 한 번 위기에 처했다. ‘재정지원제한대학 2’ 그룹에는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등 학생과 학교에 대한 각종 재정지원이 전면 중단되기 때문이다. 학생 모집 정원도 35%까지 줄여야 한다.
제주국제대는 이번 평가 기간에 탐라대 매각 이전 시기가 포함돼 부당하는 입장을 교육부에 공식적으로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지환 이사장은 최근 본 지와 나눈 통화에서 모집 정원과 교원 강제 휴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 이사장은 “교원확보율은 다 맞춰놓고 학생은 절반도 못 채우는 학교가 어디 있느냐”며 이번 평가가 일부 예정된 결과임을 시사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여러 차례 정원 감축을 학교에 권고했지만 교원 반발로 이루지 못 했다”며 “학과 통폐합, 교원 강제 휴직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해 이번 기회에 대학을 더 작고 탄탄하게 가져갈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 감축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300명 선을 거론했다. 2018학년도 제주국제대 모집정원(내)은 709명(충원율 62.6%)이다.
김보영 총장 직무대행 임명에 따라 대학 보직교수 인사가 이번 주 중으로 마무리되면 내주부터 본격적인 회생 방안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결정되는 정원 감축안은 2020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다.
한편 김 신임 총장 직무대행은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출신으로 단국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해 1986년 제주산업정보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임용되며 산학협력처장, 기획처장, 총장 직무대행 등 학내 보직을 두루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