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는 ‘돌봄과일간식’ 용기 사용해
5일부터 제주 4375명 아이들에 공급
도내 전 학교에 1인용 플라스틱 통 사용
전국 24만 명 주 2회씩 적지 않은 양
친환경 용기에 대한 고민 필요 지적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초등 돌봄교실 아이들에게 무료 과일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 중 지난 상반기 148개 지역에 이어 이달 나머지 80곳에 공급 예정인데,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전국 초등학교 돌봄교실 이용 어린이들에게 1인당 하루 150g씩 주2회 과일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 식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 증진과 국산 과일의 소비 확대를 위한 것으로 국가와 지자체가 학교 식생활 교육활성화를 위해 과일과 채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식생활교육지원법 개정도 최근 완료한 상태다.
이른 지자체는 지난 5월부터 공급을 시작한 가운데, 제주의 경우 오는 5일부터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학교로 배달된다. 대상 어린이 수는 9월 2일 현재 103교 4385명(제주시 62개교 3297명, 서귀포시 41교 1088명)이다.
문제는 과일간식이 학생 수에 맞춰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온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단단해 일상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물질이지만 쉽게 분해되지 않고 재활용 비율이 낮아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이 각각 2019년과 2021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우리나라 환경부도 커피전문점 등 매장 내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 4385개의 과일간식이 매주 두 차례씩 아이들에게 공급된다고 가정할 때 올 하반기에만 14만320개의 1회용 컵이 사용된다. 전국적으로는 24만 명이 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768만개의 용기를 소비하게 된다. 앞으로 정부의 과일간식지원사업이 2019년 89만 명(초등 1~2학년 전체), 2022년 268만 명(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될 계획임을 감안하면, 용기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시 및 서귀포시 농정과 관계자는 “용기 논란에 우리도 공감은 하고 있지만 올해는 시범운영기간으로 정부가 일괄 파급하는 방식이라 제주지역에만 친환경 포장 용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지역별 업체 입찰 방식이 진행되면 반영 여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원예경영과 관계자는 “오는 10~11월 중 사업 중간 점검을 통해 내년도 사업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그 때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고 행정시와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과일 가공업체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가 지역별 입찰로 선회하더라도, 도내 업체 선정이 어려울 수 있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면 포장 용기의 선택 폭은 그만큼 제한된다.
학부모들은 “과일간식을 무료로 먹게 돼 기쁘다”면서도 “환경 문제는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당면 과제인 만큼 지자체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