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 ‘10년 갈등’ 풀릴까
제주해군기지 건설 ‘10년 갈등’ 풀릴까
  • 김진규 기자
  • 승인 2018.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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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섭 해군총장 강정마을 공개사과 요구 수용키로
주민들 “진정성 보여”…민·군 상생 단초 마련 기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55, 대장, 해사39기)이 강정마을 주민들의 사과 요구에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심 총장의 공식사과로 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심 총장은 29일 오전 10시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국제관함식 현장 준비현황을 확인하고, 관계자들에게 성공적인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당부했다.

이어 강정마을을 방문해 마을회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마을회로부터 해군의 공개사과를 요청받았다. 심 총장은 적절한 시기에 다시 방문해 마을회 요구사항을 이행하겠다고 화답했다. 

문제 해결의 관건은 사과에 대한 ‘진정성’이다. 2016년 2월 26일 제주해군기지 준공식 당일 박근혜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오늘 준공식이 그 동안의 갈등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와 상생, 화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해군은 준공식 1달여만인 3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주민군복합항 구상권 행사(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4일 강정마을을 방문했던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강정마을 주민들을 만나 이번 행사를 계기로 민군이 상생과 화합으로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의논했다”고 밝혔지만,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는 만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군의 진정성이 퇴색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민군 상생 보다는 국제관함식 개최로 제주해군기지가 동북아지역에 중요한 전략기지라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강정마을회는 심 총장의 공식사과 약속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해군기지 건설로 10여년 동안 고통받고 있는 반대 주민들이 만족스러울 정도의 공개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심 총장은 흔쾌히 수용했다.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사과 요구는 상처받은 분들이 명예회복을 위한 것”이라며 “공식 사과가 이뤄진 이후 공동체 회복 사업과 관련한 요구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심 총장은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만나 국제관함식 개최를 비롯해 민·관·군 상생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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