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大 ‘갑질 교수’ 자체조사 결과 비공개 논란
제주大 ‘갑질 교수’ 자체조사 결과 비공개 논란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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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회견서 송석언 총장 “조사 내용 공개 어렵다”
인권센터·교무처 등 조사결과 병합 10월 징계 예정
▲ 28일 제주대학교가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갑질 교수'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아 기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사진은 강영순 교무처장과 김정희 인권센터장이 관련 규정을 읽어보고 있다. 문정임 기자

지난 6월 학생들의 공식 기자회견으로 외부에 알려진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 갑질 논란에 대해 제주대학교(총장 송석언)가 조사 결과를 함구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종 마무리된 학내 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 측이 별다른 이견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제기된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대학교는 28일 대학 담당 기자들의 요구에 따라 본관 대회의실에서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 갑질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송석언 총장과 교무처장, 학생진로취업처장, 기획처장, 인권센터장, 산학협력과장 등 관련 부서장들이 배석했다.

송석언 총장은 학교 차원의 자체 조사는 끝났고, 소명절차 등 남은 과정이 마무리되기까지 50여일이 더 걸려 10월 중순께 조사결과를 최종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또 인권센터와 교무처, 산학연구본부에서 따로 진행 중인 조사 결과를 병합해 징계절차는 10월 중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조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뒤에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석언 총장은 “학생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필요한 과정을 밟아왔다”며 “그러나 교수 개인의 명예 등의 문제로 대학이 세부적인 조사 결과를 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 등에는 필요에 따라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조사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고 하고 있지만, 제주대 측은 비공개를 선택한 셈이다.

앞서 전공생들은 지난 6월 12일 학내 대자보 부착을 시작으로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교수의 갑질 의혹을 폭로했다. 주된 의혹은 성희롱, 외모 비하 등 폭언과 보복성 평가, 사적 업무에 노동력 갈취, 당일 통보 식 수업시간 지정에 따른 교권 남용, 지인 서적 강매, 공모전 상금 배분 강요, 학생 수상실적에 자녀 이름 끼워넣기 등 10여 가지다.

이에 따라 대학은 지난 6월 해당 교수를 수업 및 평가에서 배제한 데 이어 학내 인권센터(성희롱, 인권침해 의혹), 교무처(갑질 의혹), 산학연구본부(연구부정행위 의혹)로 나눠 관련 의혹을 조사해왔다. 부서별 조사는 지난 20일을 전후해 모두 완료돼, 해당 교수와 학생 대표에게 각각 결과가 송부됐다.

인권센터와 교무처 조사의 경우 이미 관련 교수에 대한 소명절차가 마무리됐고, 산학연구본부의 조사결과는 관련 규정에 따라 20일의 소명기회와 30일의 이의제기 신청기간을 부여해 오는 10월 11일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다만 이번 학내 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들이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해당 교수에 대해 제기된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된 것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대학 측은 해당 교수 역시 인권센터와 교무처 조사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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