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비자림로 삼나무 숲길 훼손 논란에 이어, 세계지질공원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용머리 해안의 원형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산방산 우회도로 건설공사가 추진되자 환경파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산방산과 용머리는 제주 최고의 해안절경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현재 화순과 사계리 간 4차선 도로가 산방산 앞쪽으로 용머리암반 파괴 직전까지 건설되고 있다.
2014년 9월 서귀포시가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이후 문화재청은 도로건설에 대한 3번의 전문가 문화재 심의를 한 결과 용머리 원형지형 훼손 및 산방산 경관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는 의견으로 허가를 보류시켰다. 그러나 2015년 8월 서귀포시는 도로개설이 어렵다는 문화재청 전문가의 의견에도 지속적인 요청으로 문화재청의 조건부 허가를 얻어냈다.
용머리 난개발 저지 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해 기존도로에 인공덮개 터널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서귀포시는 경관 등을 이유로 우회도로 건설과 용머리 암반 밑 터널을 주장했다. 결국 용머리 암반 중 꼬리부분을 파괴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산방산과 용머리가 하나로 연결된 지질명소인데 이 공사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며, 공무원들의 유네스코유산 관리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세계지질공원 총회 유치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40여 년 동안 보존됐던 세계지질공원의 명소이자 천연기념물인 용머리해안을 주민설명회도 없이 토지주의 요구에 의해 운동오락시설 허가를 고시한 것은 역사와 후손에 죄를 짓는 행위이므로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수십만 년 전에 형성된 산방산과 용머리 천혜의 자연환경을 도로건설과 운동오락시설 등의 개발행위로 훼손하기보다 원형 자연 그대로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