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이음일자리 사업과 윈윈하는 꿈자람 책방
JDC 이음일자리 사업과 윈윈하는 꿈자람 책방
  • 진우석 움직이는 도서관 사서
  • 승인 2018.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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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여 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인생 이모작을 맞이했다. 도민 정보화 교육을 받다가 우연히 JDC가 추진하는 중장년 일자리사업인 ‘JDC 이음일자리 사업’을 알게 됐다. 곧장 중장년일자리센터를 찾아가 구직 신청을 했고, 면접을 거쳐 ‘움직이는 도서관 사서’로 선발됐다.

이어서 S중앙병원의 2층에 마련된 꿈자람 책방에서 근무하게 됐다. 꿈자람 책방은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정서 안정과 함께 치료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개관했다. 독서와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테이블, 의자, 책장이 두루 잘 갖추어져 있었다.

책방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어린이들은 책장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그림책을 마음껏 뽑아갔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 600여 권을 보유한 꿈자람 책방은 어린이 환자들이 병실을 떠나 쉴 수 있는 장소였다. 책방 근무자들은 어린 이용자들이 서가에서 책을 가져가기 편하도록 새롭게 도서배치 했다.

평상시 병원에서 보는 어린이 환자들은 잠시도 보호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고 떼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책방에만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림책속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퇴원을 앞두고 더 이상 책방을 찾지 못해 아쉬워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꿈자람 책방은 어린 환자들 뿐만 아니라 함께 찾은 보호자들에게도 잠깐의 여유와 휴식을 제공하는 공간이 됐다.

어느 날 바닥에 어질러진 그림책들을 정리하는 내 곁에서 한 어머니가 링거를 꽂고 있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어릴 적 내 아이에게 읽어준 적이 있던 ‘백조의 호수’였다.

내 아이는 어릴적 잔병치레가 심해 병원생활을 자주 했다. 아이에게 엉터리 자장가를 불러주며 병실에서 함께 잠들던 그 시절 언젠가 나는 아이에게 ‘백조의 호수’를 읽어줬다. 엄마의 품에 안긴 어린 환자의 쾌유를 빌며 나는 다시 책을 정리했다.

이제 꿈자람 책방의 등록자 수는 250여 명으로 어린이보다 일반환자 이용이 늘었다.

JDC 일자리 창출 사업이 근무자와 이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꿈자람 책방을 탄생시켰다. 그 곳에서 인생모작을 맞이하게 되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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