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 작품 구입 특정인 집중 논란
제주작가 작품 구입 특정인 집중 논란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8.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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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 상반기 계획 65점 중 48점 박경훈 문화재단 이사장

작품수집추천위 유보 결정…미술관 10월 하반기 심의에 재상정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이 지난 상반기 제주작가 작품 구입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65점 중 48점을 한 사람의 작품으로 구성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선례가 없을 정도로 한 작가의 작품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논의 당시 해당 미술인이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던 화가 박경훈 씨라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실리고 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매년 3억 원 안팎의 예산으로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제주지역 작가 작품을 매입하고 있다.

미술관은 지난 6월, 상반기 작품 구입 주제를 4·3으로 잡고 5인의 작품 65점을 자체 선정해 제주도립미술관 작품수집추천위원회에 제안했다. 당시 미술관이 제출한 목록을 보면 故송영옥 7점, 강광 4점, 부양식 4점, 오윤선 2점, 박경훈 48점이다.

박경훈 화가 작품 매입 계획은 1차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작품수집추천위원회는 4인의 작품 17점은 통과하면서 박 씨 건에 대해서는 유보 결정을 내렸다.

해당 미술인의 판화 에디션 넘버가 다 갖춰지지 않아 작품 수집의 연속성이 떨어지는데다, 한 작가의 작품이 48점으로 선례가 없을 만큼 다수였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작가가 현직에 있어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추천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 결국 작품수집추천위는 상반기 심의에서 구매 결정을 유보하고, 오는 10월 하반기 심의에 재 상정하도록 했다.

미술관 측은 “박 작가가 4·3을 주제로 오래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매입해 선보이는 작업이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3미술을 오래 천착해온 이가 비단 박 씨 뿐만이 아닌 상황에서, 도립미술관 측의 유례없는 ‘환대’는 제주 화단에 구설을 만들어내고 있다. 도내 미술인들은 “작가나 작품에 대해 이례적인 대우를 해줄 때에는 공감대가 확실한 경우여야 오해가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도립미술관 내부 추천 작품수집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도립미술관은 작품수집 주제를 정해 후보를 공모하는 서울·부산시립미술관과 달리, 미술관 내부에서 심사 대상을 선정해 추천위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제주의 경우 매입 예산이 매년 3억 원 안팎으로 적어 공모방식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문제는 도립미술관이 스스로 매입 후보군을 충분히 발굴할 인력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미술관 학예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박 씨 작품 추천 이유와 관련해 “인력이 없어 도내 모든 4·3작품들을 다 찾아볼 수는 없었고, 박 씨의 작품이 최근 미술관 전시에 출품됐었기 때문에 살펴볼 수 있는 여건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중견 미술인은 “예술은 정량평가가 어려운 영역인 만큼 공공기관에서 작품을 매입할 때에는 확고한 선택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도립미술관은 스스로 미술관의 자체 수집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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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매 2018-08-16 16:02:20
작가가 죽어서 남긴 유작도 아니고 이사장에 수량도 그렇고
4.3가지고 장난하지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