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위 어제 현장 실사…학부모 주장에 입장 철회
학생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외도초등학교가 유치원 증설 과정에서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좁은 학교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려다보니 지역구 도의원이 교내 증설을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해당 의원이 입장을 철회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부지확장성이 전혀 없는 도심지 대규모 학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16년 ‘2016~2019 유아수용계획 수립을 위한 유치원 취학 수요조사’에서 외도·이호·도두 권역의 취학수요대비 정원 과부족이 2019년 235명(학령인구 403명, 정원 156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외도초 병설유치원 2학급(52명) 증설 계획을 추진해왔다. 현재 2학급 52명인 외도초 병설유치원은 2019학년도부터 총 4학급 104명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올해 본예산 등에 공사비 32억여 원을 확보하고, 오는 9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사는 기존 낡은 건물을 철거해 3층 건물을 신축하는 것으로 이 가운데 1~2층을 유치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외도지역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반대 입장을 피력하면서 증설에 제동이 걸렸다. 급기야 7일 오전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강시백)가 학교 현장을 방문해 공사 예정 부지를 실사했다. 이날 교육위 의원들은 유치원 증설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면서도 교지가 좁은 상황에서 학생을 더 수용하는 방안이 적절한 가를 집중 질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외도초 학교장과 현장에 배석한 학부모 등이 원안 증설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송 의원 역시 입장을 철회하며 상황은 일단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해프닝은 부지확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도심지 대규모 학교들의 공간 부족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지적이다.
실제 외도 지역 인구는 2008년 1만4088명에서 2018년 2만1232명으로 10년 새 7144명 늘었다. 외도초는 1990년대 13학급에서 부영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후 2003년 30학급, 2018년 54학급 1518명으로 급격히 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도초 병설초 유치원의 2017학년도 입학생 모집에서도 실제 모집인원 43명 선발에 135명이 접수하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2018학년도부터는 입학시스템 변화로 집계 불가).
송창권 의원은 7일 본 지와의 통화에서 “외도초 학생 1인당 교사대지면적이 9.48㎡로 한라초나 아라초보다도 작다”며 “유치원 아이들도 적절한 놀이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만큼 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보니 유치원을 학교 밖으로 이전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지금도 외도초는 아침이면 아이들을 내려주려는 학부모들의 차로 북새통을 이룬다”며 “원아와 재학생 모두에게 비교육적인 환경 여건을 타파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한 것인데 이미 공사가 많이 진척돼 의견을 접었다”며 “그러나 공간 문제에 대한 고민은 계속 돼야 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