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밋섬 매입 논란’ 일파만파
‘재밋섬 매입 논란’ 일파만파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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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감사위원회, 문화예술재단 특별감사 착수
道 “‘계약금 1원·위약금 20억’ 조항 재단이 추진”
도의회 문광위, 절차적 타당성 명확한 조사 촉구
▲ 25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1차 회의 전경. 제주도의회 제공

속보=17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재밋섬’ 건물 매입과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 본 지 7월 25일자 ‘제주문화예술재단 기금운용 의회 감시 사각지대’ 기사 등 참조)에 대해 제주도감사위원회가 감사에 착수했다. 매입 추진 과정에 위법 사항이 있는 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달 18~22일 정기 감사를 받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감사위의 방문을 다시 받게 됐다.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재밋섬 건물을 매입해 재단·예총·민예총사무실을 이전하고, 공공 공연연습장과 소공연장 등을 설치해 공연예술 시설을 보강하는,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계획’(가칭)을 수립했다.

지난 2월 박경훈 이사장이 위원장인 재단 기본재산위원회는 건물 매입을 의결하고, 3월 제주도 보고와 5월 주민설명회에 이어 같은 달 재단 이사회가 건물 매입 안을 통과시켰다. 재단은 6월 14일 제주도에 이사회 의결 사항에 대한 최종 승인을 끝으로 매입에 따른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나흘 뒤인 18일에는 건물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열흘 뒤에는 1차 중도금 10억 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법인 기금을 60% 이상 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계약금 1원·위약금 20억 원’이라는 비상식적인 특약 조항 등이 문제가 됐다.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는 지난 11일 이후 이어진 임시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지난 19일에는 이경용 위원장이 본 회의 중 긴급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건물 매입 과정의 적법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같은 날 긴급 현안 회의를 열고 “재밋섬 건물매입 2차 중도금 지급을 연기하고, 그동안의 추진 상황을 들여다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5일 속개된 문광위 제1회 제주도 추경안 심사에서도 문광위 위원들은 “한 점 의혹 없는 조사”를 재차 주문했다. 이에 전성태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민선 7기의 제1 기치가 소통이고, 원 지사의 제1 말씀이 소통”이라며 시의적절한 대응을 약속했다. 이번 도감사위 감사는 재단의 건물 매입에 대한 여론 악화와 이 같은 도정의 방향성을 반영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5일 문광위에서는 ‘계약금 1원, 위약금 20억 원’ 특약조항을 박경훈 이사장 등 재단이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 제주도 관계자의 발언이 나와 논란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이경용 위원장은 “만일 이번 계약을 원점 재검토하게 되면 계약 위배에 대한 위약금 20억 원을 재단이 내치고, 박경훈 이사장에게 구상 권을 청구해야 한다”며 “18년간 (법무사로)근무하면서 계약금 1원을 써 본 적이 없다. 이 부분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나는 더 나아가지 않겠다”고 명명백백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의 절차적 적법성과 타당성에 있다. 때문에 사안을 감사 자체로 끝내기보다, 재단의 기금 사용에 대한 감시를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행정이 사업을 추진할 때 여론 수렴 과정을 충분히 밟아가는 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제주도 감사위의 이번 감사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이어진다. 감사 결과는 다음 달 말쯤 나올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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