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반에서도 ‘시기 차이’ 교사 학생 지도에 문제 불가피 전망
중학교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올해 새롭게 도입하는 ‘내신 100%’ 고입제도가, 내신 산출시기에 따른 학생 간 일정 차이로 교육과정 파행 우려를 낳고 있다.
진학 희망학교가 전기고냐 후기고 냐에 따라 같은 반 안에서도 일부 학생은 중간고사까지, 일부 학생은 기말고사까지 내신 반영 기간이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3학년 지도 교사 상당수가 2학기 중간고사 이후 학생 지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중학교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와 ‘2015개정교육과정 교육 지향에 맞는 입학제도 마련’을 위해 2015년 고입 선발고사 폐지를 결정하고, 지난 3월 내신 100% 체제에 따른 2019학년도 제주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학교 내신과 고입 선발고사 점수를 1대1로 반영해 진학하던 학생들은, 올해부터 중학교 내신 만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학년별 반영비율은 1학년 10%·2학년 30%·3학년 60%이며, 교과 80%·비교과 20% 방식이다.
그런데 올 초 도교육청이 ‘내신성적 산출지침’을 결정하면서, 교과 내신 반영 기한을 1차는 11월 14일, 2차는 12월 7일로 분리하면서 우려가 불거졌다. 다시 말해 전기고(특성화고 등) 진학생들은 2학기 중간고사까지 내신 성적을 산출하고, 후기고(일반고 등) 진학생들은 기말고사까지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전기고 진학생들은 중간고사로 교과는 물론 비교과까지 모든 성적 산출이 끝나는 반면, 후기고 진학생들은 기말고사 기간까지 교과 및 출결상황 점수(비교과 중) 반영기간이 계속 남아있다는 점이다. 같은 반 안에서 한쪽은 입시가 끝나고, 한쪽은 입시의 연속선상에 놓이게 되면서 교사들은 교실 통제가 힘들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전 시험체제에서도 11월 말 성적 산출이 끝나면 아이들이 해이해지는 문제가 있어왔지만 올해는 그 기간이 전기, 후기에 따라 아이들 간에 간극이 생기고, 양쪽 모두에서 공백도 더 길어졌다는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 도입한 입시제도가 교육과정 파행 기간을 늘리는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도 수업 공백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입 전형 일정은 전국이 동일하지만, 지역에 따라 우리처럼 전·후기 성적산출 시점을 나누는 경우와 통일하는 경우가 반반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는 제도가 바뀌는 첫 해인 만큼 교사들이 학생 진로지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가장 이른 특성화고 취업자 전형에 맞춰 분리하는 쪽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지도와 관련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충분히 지원하고, 차후 문제점을 더 보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제주를 포함한 울산, 경북이 고입 선발고사를 완전 폐지하면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모두 내신 100% 고입전형 체제를 갖추게 됐다. 전기고 원서접수기간은 특성화고가 12월 3~5일(합격자 발표 12월 7일), 후기고가 12월 12~1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