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목적 부합성·절차적 정당성 등 면밀 점검 전망
본격 업무에 들어간 제11대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경용)가 16일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과 관련해 현장 실사를 벌인다.
앞서 이경용 위원장이 문광위 운영 방향과 관련해 대규모 예산 투입 사업의 당위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일정이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오늘 문광위 위원들이 방문하는 한짓골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이 추진하는 재밋섬 건물(옛 아카데미극장, 삼도2동) 매입 사업이다.
재단은 제주도문예회관 인근의 예술단체 사무실 건물이 좁고 낡아 문화예술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불가하고, 도내 공공 공연연습공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밋섬 건물을 매입, 리모델링해 재단·예총·민예총의 사무실을 이전하고, 전문공연장과 공연연습공간, 독립영화관 등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재단이 추산한 총 사업비는 173억원이다. 건물매입(연면적 9982.59㎡, 바닥면적 1255㎡)에 100억원, 리모델링 60억원, 실시설계 10억원, 세금 3억원이다.
특히 재단은 재단의 기금조성목표가 2020년까지 300억원인데 현재 기금이 170억원에 그치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목표 완수가 어려운 기금조성보다는 이미 조성된 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단의 이 같은 구상에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문화예술의 진흥을 위해 쓰도록 한 재단 설립기금을 건물 매입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의 문제다. 주민들은 또, 앞서 제주도와 재단이 추진한 옛 제주대병원의 예술공간 이아 전환 과정에서 당초 행정의 약속과 달리 이아가 주민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 한 선례를 들며 큰 돈을 들여 ‘예술인 몇 명만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광위는 오늘 방문에서 재밋섬 건물 매입과 재단 기금 사용 목적의 부합성 여부, 감정가가 산출 과정, 재단이 도지사가 공석이던 지난달 14일 기본재산 처분 승인을 받은 연유 등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이경용 위원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재단의 재밋섬 매입 및 제주시의 야외공연장 추진 등과 관련해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소외된 문화산업과 도민 개개인의 생활문화 향유에 예산 배정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주요 업무보고는 17일 오전 10시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