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 ‘놀거리’가 없어 지루하다”
“놀이터에 ‘놀거리’가 없어 지루하다”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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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교육청 ‘놀이’ 주제로 학부모 토크콘서트 개최
▲ 12일 제주도교육청은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도내 병설유치원 학부모 200여명을 초청해 놀이를 주제로 학부모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놀이터디자이너 편해문 씨가 강연자로 참석했다. 문정임 기자
▲ 12일 제주도교육청은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도내 병설유치원 학부모 200여명을 초청해 놀이를 주제로 학부모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놀이터디자이너 편해문 씨가 강연자로 참석했다. 문정임 기자

편해문 디자이너 “위험·안전 균형잡힌 놀이터” 등 강조

순천 기적의 놀이터 등을 총괄 기획한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 씨가 제주의 학부모들을 만나 “아이들의 성장에는 위험과 안전이 균형 잡힌 놀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해문 디자이너는 12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놀이가 밥이다’를 주제로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개최한 유치원 학부모 토크 콘서트에서 “우리 주변의 놀이터는 조합놀이대가 랜드 마크처럼 자리하고 바닥엔 고무매트를 깔아 지루하고 놀 거리가 없는 공간이 되었다”며 “경사면을 활용하거나 물이나 모래, 흙 등 자연물의 사용을 늘리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편 디자이너는 “제주를 포함해 한국 6만개의 놀이터가 안전규정만 강조하며 만들어지고 관리되다보니, 하나같이 재미없고 지루한 놀이터가 되었다”며 “놀이터를 어떻게 즐겁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안전이라는 기둥 옆에 ‘도전과 모험’이라는 기둥을 세우기를 권한다”고 강조했다. 놀이터에 아이들의 놀이 요소를 디자인으로서 숨겨놓자는 의미다.

편해문 씨가 설계에 참여한 순천의 기적의 놀이터는 최근 3호까지 문을 열었다. 기존 울퉁불퉁한 지형을 그대로 살리고, 모래를 1m이상 깊게 부어 아이들이 오르고 파고 싶은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물을 흐르게 해 생동감도 끌어올렸다.

편 디자이너가 참여해 최근 개장한 서울 중랑구 신현초등학교 운동장에도 어른 키보다 높은 모래 언덕이 3군데 만들어졌다. 학교 운동장이 평지를 벗어난 것은 이 곳이 처음으로 알려진다. 편 씨는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개선할 때 개인적으로는 가장 우선 바뀌어야 할 곳을 학교 운동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신현초에는 돈을 많이 들인 트리하우스도 설치됐지만 아이들은 모두 모래언덕위에 올라가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서울 중랑구 신현초등학교의 운동장이 재탄생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이어 편 디자이너는 “초등 아이들이 놀 놀이터를 유아 수준으로 만들어놓고 안전하다며 자만하는 것은 마치 기린에게 머리를 숙이고 다니라는 것처럼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일”이라고 말하고 “아이들이 일상의 놀이터에서 매번 조금씩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의 놀이 환경에 건강한 위험과 도전 요소들이 있는 지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편 씨는 “아이가 잘 놀게 하려면 아이 옆에 있는 부모가 안정적으로 아이를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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