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 제주 금융완화 축소에 취약
가계부채 급증 제주 금융완화 축소에 취약
  • 한경훈 기자
  • 승인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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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1%p 가정 분석 결과 부채·부동산가격 등 민감

한은제주본부 “소비 위축 리스크 잠재...선제 관리 필요”

최근 국내외에서 금융완화(자금 공급이 수요 초과) 축소가 진행됨에 따라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제주경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0일 내놓은 ‘금융완화 축소가 제주지역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가계부채는 부동산시장 호황과 금리 하락 등과 맞물려 2013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 지난 4월 현재 사상 최대치인 14조2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중 최고 40%를 상회하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올해 10% 중반대로 둔화됐으나 여전히 전국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지역의 GRDP(지역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율 83.7%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가구당 대출(6039만원) 규모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147.9%)이 전국 2위 규모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가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도 2014년부터 급격하게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지만 2017년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주택의 경우 거래량 감소와 미분양 물량 증가 등 뚜렷한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금융완화축소 충격 대용변수로 가계대출금리 인상(1%포인트)을 사용해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 상승률과 가계부채, 주택건설투자 증가율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지역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은 다른 지역보다 금리상승에 민감하게 반응, 주택가격은 강원도보다 2.3배, 전국보다는 1.4배 더 크게 하락하는 등 금융완화 축소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또 가계부채 조정기간이 비교적 길게 나타나 부채조정이 진행되면 도내 소비를 비롯한 경제활동이 일정기간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도내 금융 여건에 대해 상시적이고 종합적인 리스크 점검을 통해 그동안 누적된 금융 불균형이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저신용 위험그룹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함께 소득여건 개선 및 상환능력 제고를 위한 정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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