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가뭄이 제주전역에서 재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내 상당수 농가들이 아직도 먹는 물인 수돗물을 농업용으로 밭에 살포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지하수 개발물량이 적정량을 초과, 제주시 지역 농업용 지하수 신규개발이 중단되면서 염소처리 등 소독까지 마친 수돗물을 밭에 뿌리는 농민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1일 제주시가 관내 농업용 지하수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시내 2494농가가 농축산용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이들 농가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했을 경우 월평균 5만2799t의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다.
또 올 9월에는 6만2588t의 수돗물을 가뭄극복을 위해 밭에 뿌렸다.
이와 함께 농축산용 상수도를 사용하는 농가들은 t당 평균 220원씩의 상수도 요금을 제주시에 내고 있다.
이 같은 농축산용 상수도 요금은 농업용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농민들의 부담 t당 120원 보다 갑절 비싼 것이다.
제주시내 농업용 지하수 사용농가는 2843가구에 이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농축산용 상수도를 이용하는 농가들은 농업용 지하수 이용 농민들보다 갑절 비싼 비용을 지출, 영농비 부담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제주시 역시 t당 평균 606원씩 투입해 생산한 먹는 물을 이처럼 ‘헐값’에 농민들에게 판매하면서 막대한 ‘재정압밥’을 자초하고 있다.
한편 제주시는 지난 여름 가뭄해갈을 위해 농업용 지하수와 농축산용 상수도를 사용한 제주시 지역 5337농가의 물 사용료 2200만원을 이달 납부금액에서 감액 조치키로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상수도를 농업용으로 사용하는 농민들은 대부분 시가지에 인접한 곳에 농지를 소유한 시민들”이라면서 “앞으로 농업용 지하수 추가개발이 어려운데다 이들 농가까지 농업용 지하수 관을 모두 매설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