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퍼올린 ‘어린 시절 추억’과 ‘삶’
나무에서 퍼올린 ‘어린 시절 추억’과 ‘삶’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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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교사 출신 제주 김용주 작가
9일부터 아크릴화로 6회 개인전
제주선 32년만의 전시 32점 선봬
▲ 김용주 작 '노래하는 숲'

어릴 적 그의 마을에는 키 큰 폭낭(팽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아이들은 아버지의 넓은 등을 닮은 나무에 올라 날이 저무는 줄 모르고 놀곤 했다.

제주 출신으로 제주와 서울 등지에서 미술교사로 오랜시간 근무했던 김용주 씨가 오는 9일부터 27일까지 갤러리 둘하나(제주시 이도1동 주민센터 안)에서 여섯번째 개인전을 연다.

지난해 여름 귀향한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캔버스의 중심에 나무를 두었다.

나이가 들면서는 겁이나 더이상 높은 나무에 오르지 못 했다. 어른이 되어 다시 고향을 찾았을 때 나무는 사라지고 추억이 새겨졌던 길들엔 시멘트가 정갈하게 덮였다.

그가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그려진 것은 나무였다. 점차 어린 시절의 나무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무를 탈 때 느꼈던 두려움, 찬란하게 빛나던 햇살. 나무와 숲이 가지는 다양한 표정들이 되살아났다.

숲은 우리의 삶과도 무척 닮았다. 서로 생존을 위한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숲은 환호하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며 사람을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당분간 이 숲 속에 거주할 생각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나무에 대한 기억’이다. 화면은 구상적 모티브를 다루었음에도 재현적 성격보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이미지를 끌어내는데 집중했다. 손의 움직임으로 바람을 표현하고, 긴 터치와 짧은 터치, 선과 색점 등으로 마음을 나타냈다. 나무는 자연 형상과 닮았지만 감성을 강조하였으므로 형태와 색깔이 다소 왜곡된다. 

작가는 1958년 생으로 제주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제주에서의 개인전은 1986년 동인미술관에 이어 이번이 32년만이다. 총 32점 전시된다. 문의= 010-7585-5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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