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의정활동, 가야할 때를 알고 떠난다”
“12년 의정활동, 가야할 때를 알고 떠난다”
  • 고충홍 제주도의회 의장
  • 승인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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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도 출범 후 ‘3선’ 지역발전 봉사
현안 해결 보람 속 의정대상 수상도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 시인의 시 ‘낙화’의 일부분이다. 12년 지방정치인의 삶을 내려놓으면서 문득 이 시구가 떠오른다. 필자의 뒷모습도 이처럼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런 감회 속에서 지나간 시간들이 빠르게 머릿속을 스친다. 연동명예동장을 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기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정치인의 꿈을 키운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년이 흘렀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8대 도의회에 입성한 뒤 내리 3선을 했다. 초선 의원으로서 부의장, 제9대 복지안전위원장, 10대에선 행정자치위원장과 짧은 기간이지만 의장을 역임하는 영광을 누렸다.

돌이켜보면 지난 12년 지역구인 연동과 제주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결실이 곳곳에서 큰 열매를 맺어가고 있음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언론에서 ‘고충홍로’라고까지 하는 연오로 개설을 위해 무려 5번에 걸친 도정질문을 비롯,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가 이제 준공이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필자의 12년 의정활동의 백미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로얄호텔 앞 신제주공영주차장 건설도 필자의 역작이다. 공터였던 것이 10년 가까이 흐르면서 3층 주차장으로 바뀐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올해부터 조성될 신제주초등학교 다목적체육관 역시 필자가 공들인 사업이다. 내년 대형 수영장과 최신식 급식실을 갖춘 다목적체육관에서 마음껏 뛰놀며 꿈을 키우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번진다.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삼다공원에서는 신명나는 축제마당이 펼쳐지는데, 이 또한 필자가 ‘문화연동’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다. 또 차 없는 거리, 누웨모루거리 조성, 신제주~국제대학교 55번 버스노선 개설도 주민들과 학생들의 지역 현안들이었다. 이처럼 열심히 뛰어 온 필자에게 동민들이 붙여준 ‘고충해결사’는 평생 가지고 갈 것이다.

의정활동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제9대 복지안전위원장 당시 공항·항만 등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제정했고,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개선비 지급 등 많은 일들을 처리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 2011년 동아일보와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제5회 대한민국 의정대상에서 최고의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10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으로선 제주특별자치도세 중에서 제주도교육청으로 전출되는 교육비특별회계를 종전 도세 총액의 3.6%에서 5%로 상향 조정토록 하는데 막중한 역할을 수행했다. 고교의무교육은 바로 이 세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의장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4·3 완전해결과 선거구 획정, 특별법의 헌법적 지위확보 등을 위해 국회방문 등 다양한 노력도 펼칠 수 있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전국 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 4·3희생자추념일의 지방공휴일 지정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켜 시행하게 한 것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특히 이 조례에 대해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도를 통해 재의를 요구하게 했으나, 우리 도의회가 재의결함으로써 국내 첫 지방공휴일로 지정됐다

옛날 상월선사가 월락불이천(月落不離天), 즉 “달이 진다고 하늘을 떠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필자도 지방정치인의 길을 마감했지만 그동안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지역 원로’의 역할을 찾을 것이다. 또 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무르익고 있는 평화의 시대가 우리 제주에서 화려한 꽃이 피어날 수 있는 길도 찾아 동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12년 동안 응원하고 성원하며 질책과 격려를 주신 연동동민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드리며, 항상 제주와 연동, 그리고 제주의정을 함께 응원하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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