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고교학점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고교학점제’
  • 김홍국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장학관
  • 승인 2018.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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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따라 학생 스스로 과목 선택
2022년 도입 지금부터 준비해야

 

중학교 자유학기제 확대·고등학교 고교학점제 도입·대학입시 개편은 학생과 학교를 넘어서 학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교육계의 이슈들이다. 그 중에서도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교육 공약 중 하나로 고교 교육과정뿐 아니라 평가제도·교원 정책·졸업 제도 등 고교 교육의 전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정책이다.

고교학점제란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하여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학생은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 학습하게 되고 교사는 수업과 평가에 대한 전문성과 자율성을 더욱 존중받게 될 것이다.

주입식보다는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이 확대되고, 평가 방식 또한 획일적인 줄 세우기식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 학생 성장 중심의 과정 평가가 강조될 것이다. 또한 자사고·외고·과학고와 같이 학교유형에 따라 학교를 서열화하던 종래의 고교 체제에서 벗어나 수평적 고교 체제하에서 학생의 진로 개척을 돕는 교육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학교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교학점제는 현행 학사제도의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사례를 모으고 중장기적 준비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 2022년에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도교육청에서도 올해 연구학교와 선도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진로 선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연구학교인 대정고는 진로상담 내실화를 통해 학생의 학업계획서 작성을 지원하고, 학생의 진로를 고려한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는 등 읍면지역 소규모 학교에 적용 가능한 모형을 찾아가고 있다.

선도학교인 서귀포여고는 학생 선택 중심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서귀포지역 4개 학교와 연합, 소수 학생 선택 과목에 대해선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고교학점제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해 교육청 차원의 연수 및 홍보 계획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2022년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에 앞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학생은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배워야 할 과정들이 제시됐다면 앞으로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고 그것에 따른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진로교육에 더욱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한다. 고교 입학 후 3개월 이내에 학생들이 진로를 설계하고 이에 부응하는 3년간의 학습 과목을 선택하기는 무리다. 따라서 중학교, 나아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설계하는 자기주도적인 미래 설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의 진로를 지원하는 교육과정 운영에 개방적이어야 한다.

교육청과 교육부는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교실 및 부대시설 확보, 교육 선진국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 유지 등 물적·인적 자원 지원을 위한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 교사들의 수업 준비 및 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해결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정책 연구를 통한 적절한 적용 방안을 강구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론화 과정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일이다.

고교학점제는 현재 추진 중인 고교체제 개편, 수업 및 평가의 변화, 대입 제도 개선 등의 과제와 함께 종합적으로 연계 추진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조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돌다리를 쌓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 학생들이나 학교도 나름의 준비를 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꿈의 날개를 펼쳐 비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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