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 낭비하고 소비하면서 점점 더 못 살게 만드는 것”
최근 미·중간 무역전쟁이 세계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경제 석학인 폴 크루그먼 교수가 “무역전쟁이 지속되면 평균 관세율은 40%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서 ‘글로벌 무역전쟁의 위험성’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글로벌 무역전쟁과 동북아 안보환경’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무역전쟁은 “자원을 쓸데없이 낭비하고 자원을 소비해가면서 점점 더 못살게 만드는 것”이라며 “오늘날의 세계 무역체제를 창안한 미국이 위기를 촉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각의 국가들이 최대한도로 수출 가격을 올리고, 수입가격을 낮췄을 때 계산을 해보면 세계 교역량의 2/3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역사적으로 봤을 때 만약 무역전쟁으로 치닫는다면 평균 관세율은 40%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40년대 이후 세계가 무역협상 체제를 갖춰 차츰 낮춰왔던 관세율을 이 같은 무역전쟁으로 다시 70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무역전쟁이 벌어진다면 세계는 보복과 맞보복이 지속되고, 세계 국가들은 훨씬 더 빈곤해진다”면서 “세계적인 무역 교란도 상당하고,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무역체제는 5~10년 안에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무역전쟁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수출주도 지향적 경제체제인 한국은 무역전쟁 시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무역전쟁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무역교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유럽처럼 다자간 무역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유무역과 국제화 효과를 분석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