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제공에도 제주선 107교 중 53교만 신청
오전 과일 검수 등 교사업무 부담 큰 요인인 듯
정부가 초등 돌봄교실 아이들에게 과일 간식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제주의 경우 오는 9월부터 추진될 예정인데, 접수 마감 결과 돌봄교실 운영 학교의 절반 정도만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가 살리기와 아이들 식습관 개선 및 비만 유병률 감소를 위해 전국 초등 돌봄교실에 과일간식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상반기 중 전국 148개 지자체에 과일이 제공되기 시작했고, 제주 등 나머지 시군구는 오는 9월부터 적용된다. 사업비는 국가와 지자체가 반반씩 부담하며 주 2~3회 학생 1인당 하루 150g의 컵과일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도내 양 행정시와 교육지원청은 지난 3~4월 두 달여간 도내 돌봄교실 운영 초등학교 107교를 대상으로 공문 발송과 직접 통화 등의 방식으로 사업을 여러 차례 안내했다. 하지만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신청 학교는 57교(53.3%)로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제주지역 신청률은 서울(45.2%)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세종(100%), 대구(96.0%), 대전(89.9%), 경북(88.2%)은 물론, 전국 평균(74.4%)에도 한참 뒤쳐진다. 이에 제주시 등 관할 기관은 접수기간을 내달로 연장했으나 나머지 50교 중 몇 곳이 더 신청할 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도내 학교들의 신청이 저조한 것은 교사들의 업무 과중을 우려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 기관에 따르면 돌봄 과일은 급식 식자재와 함께 이른 오전 학교로 배달될 예정이다. 그런데 오전에는 돌봄전담사가 출근을 하지 않기 때문에, 교사들이 과일 검수 업무를 맡게 될 공산이 큰 상황. 특히 식자재 배달 시간대가 이르다보니 출근마저도 더 일찍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육지에서 과일을 배송 받는 체계인 탓에 날씨 등 여건에 따라 도착 시간이 일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일정 시각에 수업을 해야 하는 교사들에게는 부담이 될 소지가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는 돌봄 확대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그러나 아이들에게 유익한 기회인만큼 남은 추가 접수기간 동안 학교 관계자들을 더 설득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