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나오는 중국 발(發) 불량 식품 시리즈를 들먹일 것도 없이, 10여 년 전 ‘공업용 우지(牛脂)라면’파동으로 한참 잘 나가던 라면회사가 급전직하 나락으로 떨어졌는가 하면 몇 해 전에는 ‘가짜 만두’소동으로 만두회사 사장이 자살하는 등 온 나라가 들끓었음은 기억에도 새롭다. 그런데 공업용 우지라면이나 가짜 만두라는 게 나중에는 별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 하겠다.
물론 식품안전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터이지만 그것이 결벽증에 가까우리 만치 지나치게 예민해서는 곤란하지 않느냐는 점에서 신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예보가 발령된 이후 닭고기, 달걀 등의 소비가 크게 줄어 양계농가나 관련 음식점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이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 수 없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소비자들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5분만 끓이면 죽기 때문에 익혀먹을 경우 감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닭고기나 오리고기, 달걀 등을 기피하고 있다는 것은 답답한 노릇이다. 그래서 제주도가 닭고기, 오리고기 및 달걀 소비 촉진 운동에 나서 농가와 음식업계를 함께 보호하기로 한 것은 잘하는 일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위험한 질병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이 확산되거나 그것이 닭고기 등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닭고기 등의 소비 촉진에 온 도민이 동참해 지역 산업을 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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