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부터 수업·평가 전면 거부…18일 파면 촉구 회견 예고
제자 성폭력 문제가 제기됐던 제주대학교(총장 송석언)가 이번에는 ‘교수 갑질’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학생들이 직접 해당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대 예술디자인대학 산업디자인학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학생들이 A교수의 갑질을 비판하며 학교 측에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파면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4학년으로 학점과 취업 모두 걱정되는 시기지만 후배들에게 더 이상 이런 교육환경을 물려줄 수 없어 어렵게 결심했다”며 “18일 오전 10시 대학 본관 앞 잔디마당에서 공식적으로 A교수에 대한 파면 촉구 선언문 낭독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학생들에 따르면 A교수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수업과 무관한 부분에서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성희롱과 인격모독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수업시간을 제대로 시키지 않아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생들이 언론사에 보내온 동영상에는 학생 발표 시간에 도시락을 먹는 A교수의 모습이 12분 분량으로 담겨있다. 영상에서는 “그니까 제주도가 이 모양이야” “너 (이번 선거에서) 누구 찍을 거야? 누가 잘 생겼어?”라는 질문도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은 이날 도시락을 사오고, 데우고, 치우고, 물을 떠오고, 커피를 끓여오는 일을 모두 학생들이 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업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학생들은 “해당 수업은 교수 2인이 공동지도하는 방식인데, A교수는 수업 시간에 늦거나 5분 쉬자고 한 뒤 1시간 뒤에 들어오는 등 시간을 거의 지키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또 학생들이 보내온 교수와 학생 간 SNS에는 담배, 도시락, 도면 심부름을 시키는 내용과 집안 공사로 유추되는 현관, 천정 공사 마무리 지시 등이 담겨있기도 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사적인 일에 학생 동원, 고가 참고서 강매, 고액 참가비 공모전 참여와 상금배분 강요, 당일 통보 수업시간 변경 등을 상습적으로 당해왔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핵심은 교수가 학생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은 데 있다”며 “우리는 교수의 심부름센터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지난 12일 A교수 수업 거부에 이어 14일부터는 모든 과목 수강을 거부하고 있다.
강창남 제주대 학생진로취업처장은 “학내 인권센터 조사가 진행 중이고 내부적으로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교수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