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과 웃음으로 다시 기억하는 ‘4·3’
해학과 웃음으로 다시 기억하는 ‘4·3’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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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오이, 연극 ‘4통3반 복층사건’ 공연 중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관객과의 만남 기대

예술공간 오이, 연극 ‘4통3반복층사건’ 오픈런 공연 중
12월까지 매주 목요일밤 소극장서 관객과의 만남 기대

제주 극단 ‘예술공간 오이’가 열일곱번째 공연으로 ‘4통3반 복층사건’을 무대에 올린다.

‘4통3반 복층사건’은 제목의 숫자에서 짐작하듯 제주4·3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이다. 이야기는 두 가지 흐름을 갖는다. 하나는 현대 시점이고 하나는 과거 4·3 당시다.

현대 시점에서는 상식이라는 만년 백수가 나온다. 그는 미국인들의 파티로 인한 층간소음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참지 못한 상식, 미국인들보다 더 오래 놀아야겠다며 대학동아리 선배, 친구를 소환하기에 이른다. 그들은 술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눠보지만 서로 다른 생각들로 삐걱거린다. 또 다른 흐름인 4·3 시절에서는 순임이가 아버지의 희생으로 살아남아 동굴로 피신해 살아가게 된다.

이 작품은 4·3을 슬픔, 고통과 같은 무거움이아닌 해학과 웃음으로 재현했다. 4·3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살리면서도 관객들이 너무 무겁지 않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생명의 소중함과 망각의 무서움을 관객의 웃음을 통해 느끼도록 함으로써 4·3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극단 측은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아픔인 4·3을 공연예술로 어떻게 접근하고 이야기 할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절대 잊지 말자’는 명제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선택한 것은 평행선을 달리는 과거와 현재라는 키워드였다. 그 어떤 해답도 내놓을 수도 없는 이 사건을 그저 평행선처럼 그려보고자 했다.

지난 5월 31일부터 오는 12월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예술공간 오이 소극장(연북로 66 지하 1층)에서 공연 중이다.

극단 관계자는 “제주도는 무대공연 특히 연극과 관련해 단단한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이번 야간 장기공연을 통해 제주문화예술 발전에 자그마한 기여를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4통3반 복층사건’은 만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관람료는 1만2000원이다. 85분. 문의=010-5292-0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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