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처럼 변하지 않는 ‘제주’ 소망”
“‘별’처럼 변하지 않는 ‘제주’ 소망”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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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예나르 ‘제주=별’ 주제 유리공예가 작품전
▲ 변이(Mutation of Star) Detail

스페이스예나르, 6~7월 유리공예가 유충목 작품전 기획
“제주는 이 땅을 밟는 모두가 지켜내야 할 공간” 의미

 
제주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장르가 선보인다.

스페이스 예나르(대표 양의숙, 관장 양재심)가 여름의 문턱인 6~7월 두달간 유리공예가 유충목 작가의 작품을 기획 전시한다.

유리는 딱딱하고 쉽게 깨어진다. 깨진 유리는 날카롭고 위험하다. 그러나 고온의 불을 만난 유리는 물처럼 녹아 어떤 모양으로든 변화할 수 있다.

유충목 작가에게 유리의 첫 인상은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유리를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재료라고만 인식하고 있던 그의 고정관념은 1000℃가 넘는 온도에서 녹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온에서 마치 생명을 가진 듯 요동치던 유리는 서서히 식어가면서 영롱함을 자아낸다. 차가워진 유리는 마침내 감추고 있었던 본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하지만 아름다움의 뒤에는 차갑고 망설임없는 날카로움이 도사리고 있다. 유리의 양면성은 인간을 닮았다.

‘제주=별’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개발로 몸살을 앓으며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제주를 담았다.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여러 편의시설과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고, 제주 거주자들은 방문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과도하게 하면서 제주는 점차 도시화되어가고 있다.

유 작가는 그러나, 제주는 제주도민 만이 아니라 제주 땅을 밟는 모두가 지켜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 모두에게 변하지 않는 본연의 제주를 소망하며 밤하늘의 별을 떠올려 작업했다. 별은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존재다. 별을 통해 작가는 급변하는 제주에 대한 문화적 책임감을 전한다.

유리 공예는 제주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예 기법이지만 국외에서는 이미 공예 장르의 일환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유리가 가지고 있는 재료 본연의 특징과 장점을 부각시켜 주제로 선정한 별을 조형적으로 표현했다. 유리와 금속의 융·복합 설치 작업을 통해 추상적이며 현대적인 감각을 내세운다. 

유 작가는 남서울대 환경조형학과(유리)와 영국 선더랜드대학교 유리전공 석사과정,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나노IT디자인융합전공(금속) 박사과정을 마쳤다. 1년여전 제주로 이주했다.

전시기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7월 29일까지다. 문의=064-772-4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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