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관함식’이 주민과의 화해·상생인가
‘요란한 관함식’이 주민과의 화해·상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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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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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함식(觀艦式)은 국가의 원수 등이 해군 함대를 검열하는 의식을 말한다. 군함의 장비와 전투태세, 장병들의 사기를 살피는 일종의 해상 열병식(閱兵式)이다.

대한민국 해군이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 등을 외면하고 ‘2018 국제관함식’을 오는 10월 제주해군기지에 유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언에 의하면 이번 국제관함식엔 30척이 넘는 함정과 수륙양용장갑차, 헬리콥터와 전투기까지 동원될 예정이다. 해상화력시범과 상륙작전 및 해상침투훈련 등도 계획돼 있다고 한다.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회장 강동균)는 4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관함식 개최 거부와 6·13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들에게 강정마을 갈등 해소방안 등의 현안을 공개 질의했다.

이들은 “강정마을은 11년째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고, 주민들 간 찬반갈등 또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해군이 국제관함식을 유치하려는 바람에 그 갈등이 더욱 커지고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게 ‘화해와 상생의 길’이냐는 울분도 토로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고조된 가운데 ‘평화의 섬’인 제주에서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국제관함식을 거행하는 것은 시대 상황과 맞지 않을 뿐더러, 제주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해군은 ‘국제관함식 제주 유치’를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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