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아이들은 말을 어렴풋이 알아듣는 시점부터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접하며 자란다. 누구나 일요일 아침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려고 눈을 비비며 일찍 일어난다거나, 비디오 대여점에서 ‘뮬란’을 골라서 부모님께 빌려달라고 부탁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디즈니는 이렇듯 많은 사람들에게 어릴적 향수를 느끼게 하는 콘텐츠를 가진 회사다. 그런 스토리텔링에 근거해 지상에 세운 환상의 나라가 바로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 디즈니월드다.
이런 디즈니월드에서 일할 기회는 쉽게 오는 것이 아니었다. 비영어권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어릴 적부터 디즈니를 무척 좋아하던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JDC에서 지원하는 디즈니월드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은 너무도 커다란 기회였다.
전 세계에서 온 같은 또래의 동료들과 함께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분을 맺었다. 시터(seater)로서 매직킹덤 안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세계 각지에서 방문하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들은 업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하나의 공부이고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관광을 공부하는 학생 신분으로서 디즈니월드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은 어디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다양한 방문객에게 차별 없이 대하도록 교육 자료에 ‘평등’의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문화의 용광로이니 일상적으로 배어있는 습관일지도 모르겠다.
제주도 바뀌어야 한다. 제주의 관광객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단체관광이 줄어드니 반대로 일본인과 베트남인 등이 제주를 찾고있다. 이처럼 제주에 필요한 것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방문객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
디즈니에서 일하는 6개월간 모든 것이 꿈만 같고 행복했던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의 비밀을 무대 뒤에서부터 엿보고, 테마파크를 둘러싼 하나의 통일된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었던 경험은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