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발길 제주 여행계획 ‘뚝’...한은, “질적 성장에 초점”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여행 수요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경제브리프 ‘제주지역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요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제주 내국인 관광객은 2010~2017년까지 연평균 10.3% 증가했으나 올해 3~4월 중에는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1.5%로 크게 둔화됐다.
제주본부는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요인으로 우선 해외여행 수요 증가를 들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수는 750만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약 14% 증가했다. 저비용항공사 확대 등으로 여행 비용이 낮아지면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혜택 종료 등으로 제주를 찾는 골프관광객도 감소 추세다. 올해 1분기 제주 골프장 내장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9% 증가했다. 인원 수로는 약 8만명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제주본부는 2017년 중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수(1352만명)가 10년 전에 비해 3배나 증가하는 등 제주를 경험한 내국인이 늘어나 제주여행 수요가 임계치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내국인의 국내 여행지로서의 제주에 대한 관심도는 60%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이러한 관심도가 실제 여행계획으로 이어지는 비중은 하락하고 있다. 내국인의 제주 여행계획 비중은 2016년 2분기 23.6%에서 지난해 4분기 17.2%로 낮아졌다.
여기에다 제주노선 항공기 탑승률이 90%를 상회하고 이착륙 지연사례도 늘어나는 등 제주공항의 여행객 수용 능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내국인의 제주관광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 수요 요인이 약화된 상황에서 공급 여건도 제한적이어서 제주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제주도 관광정책은 관광객 수 증가보다는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