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감 후보들은 공통된 문제에 대한 해법과 함께, 독자적인 공약도 앞세우고 있다. 상대후보와 차별화되는 공약에는 교육적 철학과 시각,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이 함께 담기기 때문에 후보의 면면을 더 깊이 있게 엿볼 수 있다.
이석문 후보는 △제주시에 (가칭)유아체험교육진흥원 신설 △미세먼지 없는 공공 실내놀이터 및 제주형 기적의 놀이터 조성 △도교육청 전산센터 이전 후 교육회관 건립을 이색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제주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제주유아교육진흥원이 현재 서귀포 지역에 있어 제주시 유아들이 체험교육활동을 하거나, 학부모들이 유아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공공시설이 부족하다”며 “기존 제주유아교육진흥원의 기능을 배분하면서 유아 체험교육활동과 학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기관을 제주시에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없는 공공 실내 놀이터와 제주형 기적의 놀이터 조성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시민, 아이들, 전문가, 행정이 지혜를 모아 제주에 걸맞은 놀이터를 만들겠다”며 실내, 실외 놀이터를 모두 짓겠다고 선언했다. “시설물 위주의 기존 놀이터에서 벗어나, 가공하지 않은 자연 소재들을 주재료로 활용해 아이들이 자연 소재를 자유롭게 만지고 놀면서 상상하는 것들을 놀이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성도 제시했다.
이 두 공약은, 이 후보가 교육감 재임시절 단설 공립유치원 설립과 유치원 문호 확대에 제한적인 입장을 펼치면서, 유아교육 분야에 대한 후보자의 관심도가 낮다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재임시절 타 지역 교육감들과 ‘어린이 놀 권리’를 선언하고 유치원 중간 놀이시간 확보, 초등학교 중간 놀이시간 권장 등에 힘쓰며 학교 내 놀이터 개선사업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실내 공공놀이터와 기적의 놀이터 조성 계획을 못 박아 외부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제주시 용담동 제주중앙초 인근에 있는 제주도교육청 전산센터를 JDC첨단과기단지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교육공동체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교육회관’ 건립도 공약했다.
이 후보는 “교원단체·학부모단체 등 다양한 교육공동체가 쾌적하고 편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교육회관이 필요하다고 늘 생각했었다”며 “교육감이 되면 ‘교육회관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교육회관 건립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후보는 △스쿨버스 순차적 도입 △제주형 공립 자율학교 운영 △학생문화원과 도서관 분리를 정체성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읍면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스쿨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장기 계획을 세워 일정기간이 지나면 제주도의 모든 학교에 스쿨버스를 배치해 등하교는 물론 체험학습을 위한 이동까지도 학교나 도교육청이 책임지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후보는 “국제수준의 제주형 교육과정을 수립해 제주형 공립 자율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i-좋은 학교, 다혼디배움학교, 혁신학교 등 제주형 자율학교의 장점을 발전시키면서 국제수준의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수립하는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제주형 자율교육과정 수립위원회를 만들어 제주특별법에 명시된 교육자치권한을 최대한 활용한 교육과정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화원과 도서관 분리 공약도 눈길을 끈다. 김 후보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있는 문화원과 도서관이 서로 다른 성격임에도 한 울타리 내에서 대지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 둘을 분리해 더욱 전문적으로 운영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문화원이 예술교육, 학생 동아리 활동 지원 등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만큼 제주도서관과 서귀포학생문화원 도서관을 분리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