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하면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기능만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갖고 있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은 생명 유지에 필수 불가결이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는 부족함으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해 그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농산물 또한 FTA 등 수입개방으로 사시사철 넘쳐 나면서 국산 농산물이 소중함을 잊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50.9%로 쌀만 104.7%로 자급이 가능했을 뿐 밀, 옥수수, 보리쌀, 콩 등 주요 곡물은 평균 13%에 불과하다고 한다. 농업은 국가기반산업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생산적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공익적 기능은 축소 또는 홍보의 기회를 잃어 버리고 있다.
농업·농촌 그리고 토양과 산림이 가지고 있는 공익적 가치는 매우 커 한 해 환경보존, 수자원 함양, 경관보존, 전통문화 계승 등 화폐로 환산하면 160조 원이 넘는다고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결과를 보면 도시민의 70%가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상상을 해 보자 장마철 논과 밭이 없다면 그 많은 양의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 내려 홍수로 인한 큰 피해 발생은 당연하고 지하수 저장 역할을 하지 못하면 가뭄으로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또한 산림과 나무들은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정화해 깨끗한 공기를 공급해 주고 휴식공간을 제공해 준다.
다행스런 것은 지난 대통령 개헌안에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이 명시되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반영된 것은 ‘농업가치 헌법 반영 서명운동’에 참여한 1154만 명의 국민들이 보여준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의 결과이다.
농업은 그동안 식량을 공급하는 근본적인 역할에 가치를 두었으나 소득 3만 달러 시대에서는 삶의 질 향상과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뒷받침하는 농업의 더 큰 가치가 정립될 필요가 있다.
국산 농산물 소비가 단순한 애국심 호소가 아닌 지속 가능한 농업·농촌 유지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동참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