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새인 섬휘파람새와 여름철새인 두견이는 어떤 사이일까. 서로의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적 지위에 있지만 공존하는 법 또한 터득하고 있다. 그것은 뻐꾸기 과인 두견이가 텃새인 섬휘파람새의 둥지에 알을 낳음으로서 자기가 둥지를 짓지 않고도 무사히 후손을 성장시킨다는 점이다.
새들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곳이 제주도이다. 해안조간대, 곶자왈, 습지, 오름, 계곡, 한라산 등에서 만난 새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생태보고서가 나왔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정세호)은 개관 34주년을 맞아 제주도 곳곳을 누비며 그들의 생태환경과 애환을 조사한 ‘새들의 천국, 제주도’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책자에는 도내에서 활동하는 생태사진가의 도움을 받아 조류 생태사진 610컷을 담았다. 새들의 분포, 습성, 위협요인, 탐조요령 등을 포함해 제주를 찾은 희귀 조류의 흔적도 기록으로 실었다. 제주도 조류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주도의 조류 목록과 주요 참고문헌을 함께 수록했다.
집필자인 김완병 학예연구사는 20여 년 동안 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주 토박이 조류학자다.
김 연구사는 “제주섬이 새들과 공존할 수 있는 생태적 공감대를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책 발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에 발간된 책자는 생물다양성 연구 기관 등에 무료로 배부할 예정이다. 일부는 오는 25일 오후 2시 박물관 수눌음관에서 도민들에게 250부 한정으로 선착순 배부할 예정이다.
정세호 관장은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도의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해 연차적으로 자연사 자료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064-710-7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