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100%” vs “원점 재검토”
“내신 100%” vs “원점 재검토”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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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 후보(돋)보기] <5>고입제도
▲ 지난해 12월 2018학년도 제주시 평준화 지역 일반고 선발고사 여학생 고사장인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고사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교육청 2019학년도부터 내신 100% 선발 추진
金 “충분한 소통 없이 결정, 제주 상황 반영 못해”
李 “한 가지 정답만 택하는 교육 더 이상은 안 돼”

2019학년도부터 고입 선발고사가 전격 폐지된 가운데, 변화의 기로에서 이제 막 출발점에 선 ‘고입 전형’이 제주도 교육감 선거의 핫이슈가 되고 있다. 두 후보 간 입장 차가 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고입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지역에는 30개의 고등학교가 있다. 이 중 동지역 일반계고(제주일고 등 8개교)는 고입 선발고사와 내신 성적을 5:5로 반영하는 방식에서 올해부터 내신 100%로 전환해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읍면지역 일반고(애월고 일반과 등)와 특성화고(한림공고 등), 특수목적고(제주과학고), 특수목적과(남녕고 체육과 등) 등 나머지 고교는 학교장에 의한 학교별 전형을 치른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015년, 2019학년도부터 고입 선발고사를 폐지하고 내신 100%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중 3학년은 당장 올해부터 12월 선발고사를 치르지 않고, 지난 3개년 내신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고입 선발고사 폐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도교육청은 단 한 차례의 선발고사 준비를 위해 중학교 3개년의 모든 수업이 객관식 입시에 맞춰지면서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하는 경쟁력을 키우지 못 하고 있다고 봤다. 다양한 진로를 키우는 교육과정 실현, 의무교육 본연의 의미 실현, 지역균형 발전 등을 생각할 때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지역이 폐지의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에겐 내신 100% 체제에서 학업 부담이 더 크다는 논리를 내놓았다. 학사일정의 매 평가가 고입에 반영이 되므로, 오히려 아이들이 3년 내내 사실상 입시를 치르게 돼 압박감이 더 커진다는 주장이다. 학교별 경쟁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교사 평가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러한 고입 선발고사를 두고, 두 후보의 시각차는 극명하다.

우선 김광수 예비후보는 ‘내신 100% 고입제도 원점 재고’를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도교육청이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당선이 된다면 도교육청이 결정한 내신 100% 선발 방식과, 기존 안(선발고사 및 내신 5:5), 제3의 안을 놓고 도민들과 충분히 논의해 제주형 요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내신 100% 고입전형이 전국적인 흐름이라는 주장은 이석문 후보가 제주지역의 현실을 모르고 내린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제주도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신 100%의 전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아이들이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는 게 순서”라며 “특히 제주시 동지역 진학 비율을 적어도 65%까지로 높여야 했다”고 비판한다.

김 후보는 “개인적으로는 기존 선발방식(선발고사 및 내신 5:5)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이나 일부의 의견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공론화 과정을 밟아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이석문 예비후보는 의무교육인 중학교 교육과정의 정상화와 교육 및 입시의 시대적 흐름의 차원에서 객관식 입시제도는 폐지돼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이 후보는 “한 차례의 선발고사를 위해 중학교 3년 동안 아이들이 꿈과 가능성, 건강을 소진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특히 선발고사에 모든 에너지를 쏟음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대입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신 100% 선발로 사교육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고입제도가 개선되는 시작점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불안감으로)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근본적인 사교육 유발 요소는 오히려 획일화된 평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제는 하나의 정답만 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다양한 답을 찾아는 평가와 수업을 해야 한다”면서 “고입 제도개선은 앞으로 분명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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