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사고 후 ‘안전·건강’ 교육정책 주요 이슈 부각
두 후보 모두 ‘5대 핵심정책’에 선순위 공약으로 제시
‘공기청정기’ ‘학교 숲 조성’ 미세먼지 대응 한 목소리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전까지 교육계의 주된 관심사는 입시, 인성, 창의, 체력, 글로벌인재 육성 등에 머물렀었다. 실제 1964년 제1대 최정숙 제주도교육감 이후 제14대 양성언 교육감(2010~2014) 시절까지 역대 교육감의 교육시책에 안전과 건강이 등장한 적은 없다. 그러나 2014년 4월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평범한 학사일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참사를 당하면서 교육의 근본 역할에 관한 질문이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아동·청소년들의 비만·아토피 발병 비율이 전국에서 높은 그룹으로 조사되고,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요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가정을 넘어 지역사회와 교육계에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형국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사, 도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후보들이 선거 영역에 관계없이 건강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석문·김광수 교육감 예비후보 모두 아이들의 건강정책을 주효하게 다루고 있다.
이석문 예비후보는 5대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아이들의 일상 문제를 세밀하게 관리, 지원하는 현미경 교육복지’를 발표했다.
미세먼지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 모든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초등 1~2학년 교실에만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다. 아울러 교정에 숲을 조성해 학교 안 공기 질을 최대한 청정하게 관리해나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올해 서귀포시가 한마음초등학교와 보목초등학교에 추진하는 ‘학교숲 조성사업’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학교 숲 모형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미세먼지는 아이들의 문제이면서 도민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지자체, 유관기관과 (가칭)미세먼지 종합대책 TF팀을 구성해 전도적인 입장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도 말했다.
이 후보는 4대 중증 질병에 걸린 아이들을 위한 지원대책도 내놨다. 4대 중증 질병은 암,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희귀 난치병이다.
이 후보는 “재임 당시 아이들에게 불시에 찾아온 4대 질병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부담에 처한 가정을 많이 봤다”며 “교육청에 긴급 지원 요청이 와도 마땅한 지원항목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일단 도내 주요 병원과 유관기관의 협조를 받아 4대 질병에 걸린 제주지역 아이들의 통계를 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령별 발생 추이를 살펴 발병 규모에 따라 도내 모든 아이들에게 4대 질병에 대한 보험을 교육청이 가입해주거나, 긴급지원기금을 조성해 병원비를 지원하는 방식 중 한 가지로 도움을 준다는 구상이다.
김광수 예비후보는 5대 핵심 공약 중 첫째로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하는 학교’를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모든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먼지 저감식물을 중심으로 교정에 생태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협의해 미세먼지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지역사회 전체적으로 현실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최근 모 침대 브랜드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기숙사 침대를 비롯해 모든 교육시설에 라돈 측정을 의무화 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친환경 급식 식재료 사용을 현행 농산물 위주에서 육류와 가공식품까지 확대해 실질적인 친환경급식을 이루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후보는 제주지역 학생들의 체육활동과 건강관리 전반을 강화하겠다고 공표했다. 김 후보는 탈의실은 체육활동에 관계된 시설 중 인권과 밀접한 공간이라면서 도내 중·고등학교에 절반밖에 설치되지 않은 탈의실을 확대하고, 체육시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형편에 관계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사회스포츠클럽가입 활동비를 지원하고, 주 1회 뛰어노는 날을 지정 운영하며, 전통놀이와 새로운 스포츠 등을 위한 놀이공간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