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사랑한다면 액션을 취하라”
“아이를 사랑한다면 액션을 취하라”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8.0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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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확대되는 아동놀권리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하>
▲ 사진 왼쪽부터 놀이 컨설턴트 팀 길, 아마노 히데아키, 편해문 씨. 문정임 기자

편해문 “궁극의 놀이터는 집과 동네, 앞마당 내어주는 공유놀이터” 제안
아마노 히데아키 “주민‧행정‧시민단체, 자기 자리에서 놀이문화 변화 꾀해야”
팀 길“시민들은 어린이들의 놀 권리에 대해 정치인들에게 더 많은 요구해야”

‘2018 놀이정책 국제포럼’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성장에서 자유로운 놀이가 갖는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일본 최초의 직업 ‘플레이 리더’(아이들의 놀이 보조자)이자, 어린이 놀 권리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알리기 위해 특정비영리법인(NPO) 일본모험놀이터만들기협회 등을 설립한 아마노 히데아키는 지난 4일 동덕여대에서 열린 유니세프한국위원회‧성북구 주최 포럼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세계를 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어른들은 아이들의 상황을 인식하고 바꿔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마노 히데아키는 “우리 주변이 풍요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인가는 어린이가 스스로 부수어도 되는 것이 얼마나 있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적 풍토, 아이들의 상상을 받아주는 유연함, 여기에 주민‧행정‧NPO의 역할을 아동의 놀이를 보장하는 또 다른 중요한 환경으로 꼽았다.

그는 “주민은 일상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하고, 행정은 예산을 동원해 제도화 할 수 있으며, NPO는 사회적 접점을 끌어내는 등 각자 장점을 가진 주체들”이라면서 “이들이 아동의 놀이 환경을 바꾸는 일에 제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아이들의 일상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아마노 히데아키는 “사람은 자신이 커 온 과정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대하게 되는데, 지금 우리는 세대가 같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고 있어서 사회 통합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며 “놀이의 중요성을 알고, 자기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행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세종‧순천‧시흥시 등에서 놀이터 조성사업에 민간 책임자로 참여하고 있는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 씨는 자신의 집 앞마당을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 개방한 사례를 들려주며 “아이들에게는 놀이를 지지해줄 가까운 어른 몇 명만 있어도 변화가 가능하다”며 “각자 동네에서 소박하고 작게 ‘놀이터 품앗이’를 시작해 볼 것”을 권했다.

편해문 씨는 “쓰다버린 간판과 폐 전기드럼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즐거운 재료가 되는 지 우리는 미처 알지 못 했다”면서 “놀이는 철저히 비제도적이고 비상업적이고 비형식적인 곳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궁극의 놀이터는 가까이에 있는 내 집과 동네”라며 “공공기관이 예산을 편성해 놀이터를 조성하는 작업도 의미가 있지만, 어른들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내가 사는 집과 시간을 돌아가며 내어주는 방식으로 나지막한 첫 걸음을 떼려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 고 강조했다.

편해문 씨는 “오늘 포럼을 계기로 어린이를 친구이자 동료이자 주인으로 여기는 놀이정책의 물꼬가 한국 곳곳에서 트이기를 바란다”며 “개인적으로는 놀이공간의 지향 점을 ‘모험놀이터’에서 ‘공유놀이터’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놀이 컨설턴트 팀 길은 “우리는 어린이에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어른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특히 시민들은 정치인들에게 어린이의 놀이에 대해 더 관심을 갖도록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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